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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내마스크 외 '거리두기' 폐지 전망…'포스트 오미크론' 전환

양희동 기자I 2022.04.14 16:14:56

2020년 3월 이후 2년 넘는 거리두기 '종지부'
야외에선 18일부터 마스크 벗고 일상 복귀 수준
코로나19 감염병 등급 '1→2급' 하향 전망
전문가 "새 변이 나와도 거리두기 복귀 말아야"

[이데일리 양희동 박경훈 기자] 우리나라에서 코로나19 팬데믹으로 2년 넘게 이어졌던 ‘사회적 거리두기’가 오는 18일 폐지될 전망이다. 정부는 오미크론 변이 유행이 정점을 지나 3주째 감소세를 유지하고 있어, 거리두기의 실효성이 낮다고 보고 있다. 이에 실내 마스크 쓰기를 제외한 모든 방역 조치를 풀고, 일상회복을 위한 ‘포스트 오미크론’ 체제 전환이 예상된다.

포스트 오미크론 체제에선 코로나19의 감염병 등급 하향(1→2급), 검사·치료 체계 전반을 엔데믹(풍토병화) 수준으로 전환하는 내용 등이 담길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코로나19 확산 이후 2년여만에 특별여행주의보를 해제한 14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출국장에서 탑승객들이 출국 수속을 밟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2년여만 거리두기 폐지…전문가 “엔데믹 아니다”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14일 0시 기준 신규 코로나19 확진자는 14만 8443명(누적 1597만 9061명)으로 집계됐다. 전주 목요일인 6일(28만 6294명)과 비교해 확진자가 절반 가량 대폭 줄어든 수치다. 재원중 위중증 환자도 962명으로 지난달 7일(955명) 이후 한달만에 1000명 미만으로 내려왔다. 사망자는 318명으로 다시 늘었지만 최근 1주일간 일(日)평균 사망자는 305명으로 전주(311.1명) 대비 감소 흐름이 유지되고 있다.

앞서 정부는 13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회의와 일상회복지원위원회 서면회의 등을 연이어 열고 오는 18일부터 적용할 새 사회적 거리두기 조정안과 포스트 오미크론 체제 등을 논의했다. 특히 거리두기는 사적모임인원·영업시간제한 등의 폐지가 유력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날부터 해외 전 국가·지역에 대한 특별여행주의보도 해제됐다.

정부는 현재 금지된 야구장 등 다중 이용시설의 실내 취식을 허용하는 등 실내 마스크 착용을 제외한 모든 방역 조치를 없앨 것으로 예상된다.

현행 거리두기는 2020년 1월 20일 국내에서 첫 확진자가 나온 이후 약 2개월 뒤인 그해 3월 22일부터 시행됐고, 확진자가 2명까지 줄어든 같은해 5월 6일부터는 생활 속 거리두기로 전환되기도 했다. 이후에도 지난해 11월 1일부터 45일간 시행된 ‘위드코로나(단계적 일상회복)’ 기간을 제외하면 2년 내내 지속되며, 자영업자·소상공인들에게 심각한 경제적 타격을 줬다는 비판도 받아왔다. 이에 2월 3일 오미크론 대응 체제 전환 이후 확진자 폭증으로 거리두기의 효과가 사라지며, 지난달 1일 ‘방역패스(접종증명·음성확인제)’ 잠정 중단과 함께 점진적으로 완화돼 왔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거리두기 해제가 엔데믹을 의미하지는 않는다고 선을 긋는다.

정기석 한림대 성심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야외에서 마스크를 벗는 것은 괜찮지만 그렇다고 엔데믹은 아니다”라며 “엔데믹이 되려면 코로나의 전염력이나 독성이 훨씬 약해져 적어도 독감 수준의 준비가 돼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포스트 오미크론’ 전환…시행착오 되풀이 없어야

정부는 거리두기 폐지와 함께 새로운 일상회복을 위한 포스트 오미크론 체제 전환을 시작할 전망이다.

포스트 오미크론은 기존 오미크론 체제의 연장 선상에서 60세 이상 고위험군에게 의료체계를 더욱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정부는 11일부터 전국 선별진료소 및 임시선별검사소 등에서 시행하던 신속항원검사를 중단했고, 60세 이상 고위험군 등에 대한 PCR 검사만 시행하고 있다. 또 이날부터 고령층에 대한 4차 백신 접종도 시작했다.

격리 중심 재택치료의 외래진료 전환도 포스트 오미크론 체제에서 예상되는 변화다. 코로나19 재택치료자는 이날 0시 기준 95만 3318명으로 지난달 4일(92만 5662명) 이후 41일만에 100만명 밑으로 내려왔다.

정부는 4일부터 전국 모든 동네 병·의원에서 확진자 대면진료를 허용했고 6일부터는 약국에서 직접 의약품 수령도 가능해졌다. 이로 인해 현재 모든 확진자에게 시행되고 있는 재택치료도 격리기간 및 의무 변경과 함께 점차 외래·대면진료로의 전환이 예상된다.

현재 1급인 코로나19의 감염병 등급도 2급 하향이 추진되고 있어, 향후 전국의 선별진료소 및 임시선별검사소도 순차적으로 축소될 가능성도 크다.

정부가 다음달 13일까지 한 달 추가 연장한 동네 병·의원의 전문가용 신속항원검사 ‘확진’ 판정도 감염병 2급 하향으로 신고기간이 즉시에서 24시간 이내로 바뀌면 방식이 변경될 수도 있다. 이에 질병관리청이 매일 오전 9시 30분에 공개하는 신규 확진자 자료도 주간 단위 등으로 변경될 수 있다.

김윤 서울대 의료관리학과 교수는 “엔데믹 전환을 위해서는 새로운 변이가 출현하더라도 이전과 같은 시행착오를 되풀이하며, 약자에게 큰 피해를 입히는 거리두기를 장기간 지속하지 않아야한다”며 “새 변이에 대한 충분한 준비 태세를 갖추고 코로나 환자가 병원을 찾았을 때 즉시 치료할 수 있는 공공성을 확보해야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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