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관리원, 100억원대 가짜 경유 유통조직 적발

김형욱 기자I 2019.07.30 16:13:49

6개 주유소 임대해 128억원어치 시중 유통
석유제품 거래상황 이상징후…8개월 추적

한국석유관리원 대전세종충남본부 검사원이 적발한 가짜 경유 판매 주유소. 석유관리원 제공
[이데일리 김형욱 기자] 한국석유관리원은 충남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와 100억원대 가짜 경유를 만들어 충청·강원·경북지역 주유소에 판매한 조직을 적발했다고 30일 밝혔다.

총책인 최씨(46) 등 조직은 지난해 7월부터 올 3월까지 8개월 동안 대전, 금산, 진천 등을 옮겨다니며 식별제를 뺀 등유와 윤활기유 등을 섞은 가짜 경유를 만들었다. 또 충청·강원·경북지역 주유소 6곳을 임대해 시가 128억원에 이르는 980ℓ 상당을 시중에 유통했다.

경유에 등유를 혼합해 자동차 연료로 쓰면 일산화탄소나 질소산화물 배출량이 정상 경유보다 수십 배 늘어난다. 연비나 출력 등 차량 성능저하는 물론 고압 펌프·분사장치(인젝터) 등 부품 파손 가능성도 있다.

이들 조직은 단속에 대비해 제조장을 수시로 옮기고 제조·유통·판매책을 분담하는 등 치밀함을 보였다고 석유관리원은 전했다. 유통을 위한 임대 주유소에도 바지 사장을 내세웠다.

석유관리원 대전세종충남본부는 지난해 석유제품 거래상황 수급보고 자료 분석 중 이상 징후를 발견해 추적·잠복을 통해 제조장과 판매 주유소 증거 자료를 모아 왔다. 또 충남지방경찰청과의 협업으로 8개월 추적 끝에 총책인 최씨를 포함해 15명의 조직원을 검거했다. 경찰은 최씨 등 핵심 조직원 6명을 구속하고 나머지 9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손주석 석유관리원 이사장은 “가짜 석유는 국민 안전을 위협하는 중대 범죄”라며 “갈수록 지능화하는 석유 불법유통 수법에 맞춰 검사 방법도 고도화하겠다”고 말했다.

한국석유관리원 대전세종충남본부 검사원이 불법 경유 제조장 내 불법 장치를 확인하기 위해 지하 저장탱크 내부를 검사장비로 확인하고 있다. 석유관리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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