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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 스페셜]국내 코로나 백신 개발사, 임상 과정 공시 없어 투자자들 혼란

김유림 기자I 2021.06.29 16:36:02

유코백-19 임상 과정 공시 하나도 이뤄지지 않아
코로나 상황, 임상 결과 없는 IND 제출 주의해야
거래소 “주가 급등 연관 사안, 사후적 판단할 것”

[이데일리 김유림 기자] 국내 코로나 백신 개발사들의 주가 급등락이 반복되고 있지만, 임상 시험의 중요 사항이 공시되지 않고 있어 문제라는 지적이다. 한국거래소 측은 누락된 공시 사항이 현저한 주가 변동과 관련될 경우 사후적으로 조치를 취한다는 입장이지만, 작년부터 투자자들의 혼란이 이어지고 있다는 비판이다.

금융위원회와 한국거래소 바이오 공시가이드라인 중 발췌. [자료=금융위, 거래소]
29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유바이오로직스(206650)는 지난해 12월 코로나 백신 후보물질 유코백-19의 임상시험계획(IND)을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제출했다. 올해 1월 임상 1/2상에 대한 IND 승인이 이뤄졌으며, 이달 초 임상 1상에서 안전성과 면역원성을 확인하고 임상 2상에 진입했다고 밝혔다.

시가총액 5500억원, 1만8000원대에 횡보하던 주가는 코로나 백신 개발 소식에 힘입어, 5만5000원대까지 치솟았으며 시총 2조원에 육박했다. 현재 주가 역시 4만원대, 시총 1조4000억원을 횡보하며, 급등한 주가를 유지 중이다.

주가 급등락이 반복되는 동안 유바이오로직스의 유코백-19 임상 과정에 대한 공시는 하나도 이뤄지지 않았다. 거래소와 금융위원회에서 제시한 바이오 공시가이드라인에는 바이오 기업은 식약처 등 의약품규제기관에 IND를 제출 또는 승인받은 사실은 중요 정보에 해당되며, 공시할 필요가 있다고 명시하고 있다. 유바이오로직스 관계자는 “IND 신청이나 승인이 중요 공시 사항이 아니라고 판단해 보도자료로만 투자자들에게 알렸다”고 설명했다.

앞서 거래소는 지난해 2월 헬릭스미스가 엔젠시스(VM202) DPN 글로벌 임상 3상 결과를 공시보다 반나절 먼저 시장에 공개한 것과 관련해 다음날 곧바로 불성실공시법인으로 지정 예고했다. 하지만 이미 6개월이 지난 이번 사례에 대해서는 사후적으로 판단하겠다는 입장이다.

거래소 관계자는 “제약회사가 수백가지의 약을 만드는데 모든 걸 다 공시하라고 할 수 없다. 매출과 주가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 중요하다고 생각하면 공시를 하라는 것”이라며 “다만 주가에 막대한 영향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공시를 하지 않은 사안은 사후적으로 누락 여부에 대한 심사를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임상 결과도 없는 무분별한 IND 신청 공시도 투자자들의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통상적인 임상 과정은 유의미한 임상 1상 결과가 이뤄진 후 임상 2상 또는 3상 IND 신청이 진행된다. 일례로 크리스탈지노믹스 췌장암 치료제 CG-745는 2020년 3월 임상 1/2상 종료 공시, 7월 탑라인 결과 공시, 2021년 3월 임상 3상 IND 신청을 공시했다.

반면 국내 바이오 기업이 개발 중인 코로나 백신은 팬데믹이라는 특수한 상황에서 임상 종료와 결과 공시 없이 IND 신청부터 할 수 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302440)는 전일 코로나 백신 후보물질 ‘GBP510’의 임상3상 시험계획(IND)을 국내 식약처에 제출했지만, 아직 임상 1/2상 종료가 되지 않은 상태다.

SK바이오사이언스 측은 몇 주 내로 임상 결과를 식약처에 제출한다고 강조했다. 회사 관계자는 “아직 임상 결과 분석이 없지만 빠른 임상 3상 진입을 위해 IND부터 제출했다. 코로나라는 특수한 상황이므로 일단 신속한 서류 심사를 위해 선제적으로 진행한 것”이라며 “늦어도 7월에는 임상 1상 결과를 식약처에 제출해 임상 3상 IND 승인을 받을 것”이라고 했다.

제넥신(095700)은 지난 3월 인도네시아 파트너사(PT Kalbe Farma Tbk)가 인도네시아 식약처(BPOM)에 DNA 코로나 백신 GX-19N 임상 2/3상을 신청했다고 공시했다. 4개월이 지났지만 아직 IND 승인이 나오지 않는 이유는 제넥신 역시 국내 임상 1/2a상 결과를 인도네시아 파트너사에게 전달해야 하기 때문이다. 국내 임상 1/2a상에서 유의미한 임상 결과가 나오지 않을 경우 IND 승인이 나오지 않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 공시부 관계자는 “정말 말도 안되는 걸 공시해서 주가 띄우는데 이용한 다음 정정하거나, 취소되면 당연히 심사 대상이다”며 “일단 임상 결과가 없어도 IND 신청을 한 건 사실이니까 정말 IND 승인이 이뤄지는지 지켜본 후 사후적으로 판단할 예정이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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