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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딸 아이는 고사리손으로 아버지에게 직접 쓴 편지를 건넸다. 꼬깃꼬깃해진 편지를 받은 아버지는 이내 딸을 끌어안으며 간신히 참던 눈물을 쏟아냈다.
아버지는 딸의 머리를 소중한 듯 매만지고 정성스레 모자를 씌워줬다. 이어 따뜻한 입맞춤을 전한 뒤 아이 품에 얼굴을 파묻었다. 아이 역시 아버지가 우는 모습을 보면서 큰소리로 울음을 터뜨렸다.
아버지는 딸과 아내가 구조 버스에 오른 뒤에도 연신 눈물을 흘렸다. 이윽고 다시 만나리라는 희망을 품은 듯 버스 창문을 통해 딸을 바라보고 손을 흔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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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를 두고 누리꾼들은 전쟁이 부른 비극을 여실히 보여주는 영상이라며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누리꾼들은 “러시아의 침공에 맞서 조국을 지키기 위해 떠나기 전 딸에게 작별인사를 하는 아버지”, “아버지는 우크라이나를 위해 싸우기 위해 남았다”, “참혹한 전쟁의 현실”이라고 적었다.
한편 CNN 등 외신은 러시아군 기갑부대가 이날 새벽 키예프에서 32㎞(20마일) 떨어진 곳까지 진격했다고 전했다. 드미트로 쿨레바 우크라이나 외무 장관은 트위터를 통해 “키예프에 끔찍한 로켓 공습이 있었다”라며 “우리 수도가 이런 일을 겪은 건 1941년 나치 독일의 공격 이후 없었다”라고 밝혔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러시아가 특별군사작전을 개시한 이날 밤 국가총동원령을 내리고 18~60세 남성의 출국을 금지했다. 이번 조치는 90일간 유효하다. 우크라이나 내 징집 대상자와 예비군 전체가 소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