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아파트 1동 외벽 페인트칠, 나무 100그루 심는 효과"(종합)

경계영 기자I 2018.10.30 15:12:26

SH공사 '미세먼지 분해' 광촉매 도료 국산화
상계마들아파트 첫 시공…모터링 후 확대 방침

30일 오전 서울시 노원구 상계마들아파트 102동에서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 관계자가 아파트 외벽에 광촉매 페인트(도료)칠을 시연하고 있다. 사진=SH공사


[이데일리 경계영 기자]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가 국내에 미세먼지 유발 물질을 분해하는 광촉매 페인트(도료)로 미세먼지를 줄이는 ‘공기정화 아파트’를 처음 선보였다.

SH공사는 30일 미세먼지를 발생시키는 질소산화물과 황산화물을 제거하는 광촉매 페인트를 아파트 외벽에 칠하고 1~3층 높이 외벽엔 벽면 녹화를 한 공기정화 아파트를 노원구 상계마들아파트에 국내 첫 시범 시공했다고 밝혔다.

김세용 SH공사 사장은 “이번에 발족한 스마트시티 추진단에서도 미세먼지를 어떻게 잡을지 고민할 정도로 미세먼지는 끝까지 싸워야 할 대상”이라며 “미세먼지 문제를 예방하는 것보다 기술로써 없애는 방식으로 접근했다”고 설명했다. 빛을 받으면 질소산화물과 황산화물 등 미세먼지 유발 물질을 물이나 이산화탄소로 분해하는 기능을 갖춘 광촉매 기술을 페인트에 적용한 것.

지난달 SH공사가 광촉매 코팅제를 송파구 거여6단지 아파트 외벽에 시범 시공했지만 공사 산하 도시연구원이 선진국형 미세먼지 저감기술인 광촉매 기술 국산화 연구를 통해 개발한 광촉매 도료를 시공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는 지난 9월 국토교통부의 연구과제로 선정되기도 했다.

40가구 규모 아파트 1동의 외벽 950㎡에 광촉매 페인트를 칠했을 때 미세먼지를 연간 3.4㎏ 줄일 수 있는 것으로 추정됐다. 나무 한 그루가 1년 동안 미세먼지 35.7g 줄이는 점을 고려하면 나무 97그루를 심는 효과가 있다는 얘기다.

사업성도 개선될 가능성이 크다. SH공사에 따르면 핵심 성분인 광촉매 분말은 수입산이 1㎏당 7만원 수준이었지만 이번 국산화로 절반인 1㎏당 3만5000원대로 낮출 수 있었다. 폐슬러지를 활용해 대량 생산까지 성공한다면 1㎏당 1만원에도 공급 가능해질 수 있다고도 부연했다.

김형근 SH공사 연구실장은 “일반 페인트 대비 광촉매 페인트를 칠했을 때 현재 1.4배 정도 비용이 더 들었지만 최대 절반까지도 가격을 낮출 수 있다”며 “물이나 이산화탄소로 분해되지 않은 물질은 미세할 뿐더러, 친수성을 지녀 비와 함께 씻겨내려가 인체에 무해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광촉매 기술이 적용될 분야는 도로, 터널, 보도 등으로 무궁무진한 만큼 이번 시범 시공을 시작으로 학계와 기업 등이 관심 둔다면 광촉매 기술에서도 ‘옥석 가리기’가 가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난 6월 미세먼지 대책 추진단을 신설한 SH공사는 향후 모니터링 결과에 따라 SH공사가 관리·건설하는 아파트로 광촉매 기술을 확대 적용할 방침이다.

아울러 SH공사는 나대지 녹화, 가설판넬 녹화, 분진흡입청소차 운영 등으로 건설 공사장에서의 비산먼지 발생을 방지하고 있다. 항동지구 아파트와 위례지구 근린공원의 미세먼지 농도가 높은 차량 출입구 등에 미스트 분사 시스템을 시범 조성해 미세먼지 유입을 줄일 예정이다.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