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국내 완성차 업체 5개사(현대자동차(005380)·기아·르노삼성차·쌍용자동차(003620)·한국지엠)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달 총 54만4992대를 판매했다. 전년 동기 대비 5.9% 감소한 수치다.
◇그랜저 부진 직격 현대차‥신차 효과 기아 나 홀로 ‘웃음’
지난해 코로나19 기저효과에 이어 차량용 반도체 수급 문제가 이어지면서 내수는 전반적으로 실적이 좋지 않았다. 현대자동차는 내수에서 5만1034대 판매, 전년 동기 대비 6.5% 감소했다. 이는 국내 베스트셀링 모델인 그랜저의 생산 차질 이슈가 겹친 영향이 컸다. 말레이시아에서 수입해 오는 그랜저용 반도체가 수급 차질을 빚으면서 출고가 지연된 것이다. 생산라인을 전기차로 전환하기 위해 지난 7월12일부터 8월 8일까지 아산공장이 가동 중단된 영향도 한몫했다. 이에 따라 지난달 그랜저는 3865대 판매되며 아반떼(4447대)와 쏘나타(4686대)보다 적은 수치를 보였다.
나머지 완성차 업체인 르노삼성차는 XM3와 QM6의 고군분투에도 4604대 판매에 그치며 24.6% 감소했고, 한국지엠과 쌍용차는 4745대와 4861대 판매를 기록하며 각각 19.5%, 28.4% 줄었다. 이들 업체는 지난해 내수 시장 활황에 따른 코로나19 기저효과 탓에 부진 실적을 계속 이어가고 있다는 분석이다.
완성차 업체 가운데선 신차효과를 바탕으로 기아만이 유일하게 내수에서 웃었다. 기아는 지난 7월 출시된 신형 스포티지가 6571대 판매되며 효자 노릇을 한 가운데 전통적인 미니밴 강자 카니발이 5611대 판매되며 내수 실적 선방에 크게 기여했다.
◇르노삼성·쌍용차 5개월 연속 해외판매 회복‥나머지는 `울상`
해외 판매는 르노삼성차와 쌍용차가 회복세를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나머지 업체들은 반도체 수급 문제에 발목 잡혔다.
먼저 르노삼성차와 쌍용차는 부진했던 해외 판매 반등에 성공한 모양새다. 지난달 르노삼성차는 지난달 4242대 판매하며 전년 동기 대비 189.4% 증가했다. 유럽 전략 차종인 XM3의 공이 컸다. XM3는 8월 해외판매 3544대를 기록하면서 올해 2만8712대 판매하는 성과를 거뒀다.
쌍용차 역시 렉스턴 스포츠&칸을 칠레, 호주, 뉴질랜드 등 주요 해외시장에 차례로 론칭하는 등 공격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쌍용차는 지난달 해외판매 2874대를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132.7% 증가했다. 이에 따라 르노삼성차와 쌍용차는 5개월 연속 해외판매 증가를 기록했다.
반면, 현대차와 기아, 한국지엠 등은 반도체 수급 영향으로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현대차 및 기아는 지난달 해외판매에서 24만3557대와 17만6201대를 기록하며 각각 7.8%, 1.4% 감소했다. 현대차는 반도체 문제로 브라질 공장 가동이 일부 중단됐고, 기아도 미국 조지아 공장의 생산라인이 일부 멈추기도 했다. 생산 차질 결과 출고가 지연되며 해외판매 실적도 떨어진 것이다. 아울러 한국지엠은 같은 기간 1만1871대 판매에 그쳐 45.7% 감소하는 등 반도체 문제로 가장 큰 악재를 맞았다.
업계 관계자는 “반도체 수급 문제가 생각보다 오래가고 있어 실적에 큰 영향을 주고 있다”며 “당분간 반도체 리스크는 이어질 것으로 예측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