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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이윤정 기자] “문학은 딱딱한 부분도 있지만 재밌는 면도 많이 있다. 더 많은 시민들이 작가들과 함께 공감하고 즐기는 ‘문학축제’를 만들고자 했다.”
국내외 역량있는 작가 30인이 독자와 만난다.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한국문학번역원이 오는 21일부터 28일까지 연희문학창작촌 등지서 개최하는 ‘2018 서울국제작가축제’를 통해서다. 올해는 ‘지금 여기 있습니까?’라는 주제 아래 ‘이주와 정주’ ‘재난과 난민’ ‘젠더’ ‘자본주의’ 등의 이슈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다.
8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내 한 식당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이번 축제의 기획위원으로 참여한 심보선 시인은 “주제인 ‘지금 여기 있습니까?(Nowhere/Now Here)’는 지금 여기에 천착하면서도 지금 여기가 아닌 것에 대해 이야기하는 이중적인 뜻이 담겨 있다”며 “프로그램 명은 ‘수다’이지만 묵직한 주제에 대해 전 세계 작가들과 문제의식을 공유하고자 했다”고 말했다.
2006년부터 격년제로 개최해 온 ‘서울국제작가축제’는 올해 7회째를 맞이하는 국제 문학축제다. 올해 축제도 예년과 비슷하게 ‘작가들의 수다’와 ‘낭독’으로 구성했다. 특히 작가 간 교류와 더불어 작가와 독자 간의 공감대 형성에 방점을 찍고자 했다. 21일 오후 3시부터 세종문화회관 예술의정원에서 독자와 함께 만드는 ‘개막식’ 행사를 여는 것도 이러한 방침의 일환이다. 개막식에 앞서 정오부터 작가와 함께하는 퀴즈 등 체험 프로그램도 마련했다.
이근욱 무대연출은 “작품을 읽지 않았더라도 현장에서 작가들의 시와 소설들을 생생하게 느낄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구성했다”며 “‘낭독’의 경우 음악과 영상, 공연의 요소를 섞어 작품을 좀 더 편하게 받아들일 수 있도록 만들었다”고 강조했다.
공지영·김해자·이인휘 등 국내 작가 16인(소설가 7인, 시인 9인)과 해외 작가 14인(소설가 6인, 시인 8인)이 함께한다. 영국문학잡지 ‘그란타(Granta)’가 선정한 최고의 젊은 스페인어권 소설가에 이름을 올린 안드레스 펠리페 솔라노 등이 내한한다. 솔라노는 한국에서의 삶에 대해 쓴 에세이 ‘외줄 위에서 본 한국’으로 2016년 콜롬비아 도서관 소설문학상을 수상한 바 있다. ‘김혜순 시선’과 김이듬의 ‘명랑하라 팜 파탈 외’를 영미권 독자에게 소개한 미국 ‘액션 북스’의 공동 대표인 조엘 맥스위니도 만나볼 수 있다. ‘좡중원 문학상’ 등 다수의 문학상을 받은 중국의 대표 작가 진런순도 온다.
자유로운 교류속에 국내작가의 해외무대 진출을 위한 발판이 되기도 했다. 일례로 2006년 참가했던 오수연 작가는 당시 함께했던 작가이자 2018년 맨부커상 인터내셔널 부문 수상자인 폴란드의 올가 토카르축의 초청으로 폴란드 문학행사에 참가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