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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스틱 빨대 금지’ 코앞인데…자영업자들 ‘우왕좌왕’

황병서 기자I 2022.10.24 17:05:50

자영업자 “제대로된 공문하나 못받았다” 불만
환경부, 11월부터 관련 브로셔 배포 계획

[이데일리 황병서 기자] “어쩌라는 건지 모르겠어요.”

서울 강서구 등촌동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사장 최모(38)씨는 최근 한숨을 쉬는 날이 많아졌다. 다음 달 24일부터 매장에서 플라스틱 빨대를 사용하지 못하는데 지자체 등으로부터 아직 아무런 지침을 받지 못하고 있어서다. 아침 8시부터 저녁 10시까지 매장에서 일하는 도중에 모바일로 정보를 찾아보고 있지만 어디서부터 어디까지가 맞는 내용인지 몰라 헷갈린다. 최 씨는 “플라스틱 빨대가 전면 금지되는 것인지, 음료를 가지고 나가는 손님에게는 가능한 것인지와 같은 궁금증이 생긴다”면서도 “한 달밖에 안 남은 시점에서 하루빨리 제대로 된 지침이 내려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자료=이미지투데이)
24일 업계 등에 따르면 카페 내 플라스틱 빨대 등의 사용을 금지하는 시점이 한 달 앞으로 다가왔지만, 현장에서는 제대로 된 지침을 받지 못해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환경부는 11월 24일부터 ‘자원의 절약과 재활용 촉진에 관한 법률 시행규칙’에 근거해 카페, 음식점, 편의점 등에서 일회용품의 사용 금지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실제 환경부가 지난 8월 발표한 ‘1회용품 사용 줄이기 적용범위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카페에서는 일회용 컵은 물론 플라스틱 빨대, 플라스틱 포크 등의 사용이 금지된다. 음식점에서는 일회용 컵과 일회용 접시, 나무젓가락, 나무 이쑤시개, 일회용 비닐 식탁보 등의 사용이 제한된다.

문제는 이러한 지침을 지켜야 할 카페 등을 운영하는 자영업자들은 아무런 지침을 아직 받지 못했다는 점이다. 서울 도봉구 도봉동에서 카페를 운영 중인 카페 주인 임모(45)씨도 마찬가지다. 그는 “테이크아웃(포장)을 하는 과정에서 사용하는 비닐을 가능한지 등을 알려주는 곳이 없다”면서 “정확한 내용이 내려와서 불안감을 해결해 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사정이 이렇자 자영업자들이 모인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도 문의가 잇따랐다. 누리꾼들은 “어떤 빨대로 교체해야 하나”, “친환경 빨대는 어디에서 구하느냐”, “종이 빨대는 거부감이 심한 고객들이 많은데 옥수수 전분 빨대는 되느냐” 등의 빨대 교체에 대해 묻는 글이 올라왔다. 한 누리꾼은 “대책도 제대로 마련해주지 않고서 금지만 하는 게 맞는 것이냐”면서 “자영업자들만 힘들게 한다고 환경이 살아나느냐”고 토로했다.

개인 자영업자 대다수가 이번 제도 시행의 대상이지만, 관련 부처의 홍보가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환경부 자원순환정책과 관계자는 “해당 가이드라인은 지난 8월 말에 나왔으며, 그간 온라인 설명회도 했고 지방자치단체를 통해서 지역 순회 설명회도 하고 있다”면서 “관련 업계에서 요청하면 업종별로 설명회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환경부는 현장 혼란을 줄이기 위해 오는 11월부터 홍보 안내서를 만들어 배포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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