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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는 이 조치론 한전을 중심으로 한 전력시장의 정상화에는 큰 도움을 주지 못한 채 민간 액화천연가스(LNG) 발전사업자의 수익성을 악화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결국은 전기요금을 현실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기준가 급등 땐 10년 평균 1.25배 이내로 상한
산업통상자원부는 24일 이 같은 취지의 긴급 정산상한가격 제도 신설 내용을 담은 ‘전력거래가격 상한에 관한 고시’ 일부개정안을 행정 예고했다. 6월13일까지의 의견수렴 절차를 거쳐 확정된다.
핵심은 한전의 연료비 급등 부담을 발전사들이 분담한다는 것이다. 우리나라 전력 유통구조는 발전사가 생산한 전력을 한전에 도매가에 판매하면, 한전은 이를 소매가격, 즉 소비자 전기요금으로 판매하는 구조다. 이 과정에서 전력 도매가는 연료비 변동을 포함한 시장가격, 즉 계통한계가격(SMP)을 기준으로 정해지지만, 소매가격은 사실상 정부의 통제 아래 있어 연료비 급등 땐 한전이 그 부담을 고스란히 떠안는다.
실제 한전은 최근 연료비 급등으로 올 1분기에만 7조8000억원에 이르는 유례 없는 대규모 적자를 냈지만, 한전의 6개 발전 자회사와 크고 작은 민간 발전기업은 이익이 대폭 늘었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국제유가 상승과 이를 부추긴 올 2월의 우크라이나-러시아 사태는 주요 발전 연료인 유연탄과 액화천연가스(LNG)의 급등 여파다. 전력 도매가의 기준인 SMP는 2020년 11월 49.80킬로와트시(㎾h)에서 올 4월 201.58㎾h로 4배 이상 급등했다. 전기요금은 110원/㎾h로 고정된 만큼 한전으로선 팔면 팔수록 밑지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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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제도가 시행되면 직전 3개월의 SMP 평균이 과거 10년의 월간 SMP 상위 10%를 웃돌 경우, 10년 평균치의 1.25배로 SMP를 결정하게 된다. 5월 적용을 가정하면 2~4월 SMP 평균은 197.4원/㎾h이고, 최근 10년 중 상위 10%의 상한은 155.8원/㎾h이므로 시행 요건을 갖추게 된다. 현재 5월 SMP 예상치는 142.5원/㎾h이지만, 최근 10년 평균치에 1.25를 곱한 132.1원/㎾h을 적용한다는 것이다. 한전으로선 1㎾h 판매당 적자 폭을 10.4원 줄일 수 있게 된다. 한전의 손실 중 1422억원이 발전사에 분담되는 효과가 있다는 게 산업부의 계산이다.
산업부는 “국제 연료가격 급등으로 전기 소비자 부담액이 급증하는 상황에 대비하기 위해 제도를 개선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산업부는 이미 정산가 상한 제도를 운영 중이지만 발전설비 부족에 따른 가격 폭등 방어용이었다. 이번처럼 국제 에너지값 급등에 따른 연료비 폭등 상황은 고려하지 않았다.
◇민간 발전사 된서리…“전기요금 현실화해야”
모처럼의 호실적으로 웃었던 민간 발전사들은 이번 조치로 된서리를 맞게 됐다. 특히 실제 연료비가 SMP 언저리에 있는 민간 LNG 발전사업자는 이익 감소, 손실 발생을 우려하고 있다. 산업부는 실제 연료비가 SMP보다 더 높은 사업자에 그 차액을 보상해 사업자의 과도한 부담을 막는다는 방침이지만 전례 상 이 역시 장담할 순 없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정부는 과거에도 약속한 보상의 절반만 해주는 식으로 약속한 보상을 안 해준 전례가 있다”며 “당장 수입 감소나 손해가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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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 이 조치만으론 한전을 중심으로 한 전력시장 정상화가 어렵다는 게 업계와 전문가의 공통된 지적이다. 결국 정부가 전기요금(전력 소매가) 정상화에 나서야 한다는 것이다. 산업부는 도매기준가 상한제 도입의 근거로 유럽 각국의 제도를 인용했으나, 이들 국가는 이미 이 제도 운용과 함께 소비자 전기요금도 대폭 인상했다.
유승훈 서울과기대 에너지정책학과 교수는 “올해 한전 적자가 30조원에 이르리란 전망까지 나오는 상황”이라며 “1000억원대 수준의 이번 조치는 한전 정상화에는 유의미한 영향을 주지 못한 채 전력 공급 안정성만 훼손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결국은 전기요금 조정이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