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클럽하우스 카피캣의 등장?…트위터 스페이스, 무엇이 다를까[A to Z]

노재웅 기자I 2021.03.10 15:52:19

10일 트위터 스페이스 Q&A 개최
iOS, 안드로이드는 물론 청각 장애인도 사용 가능
참여 인원 무제한..대중성 무기로 이용자 확대
새로운 케이팝 문화의 장으로 활용될 가능성도

[이데일리 노재웅 기자] 오디오 기반 SNS ‘클럽하우스’가 전 세계를 강타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트위터는 클럽하우스와 똑 닮은 기능을 갖춘 ‘스페이스’를 선보였다. 트위터 스페이스는 폐쇄적인 클럽하우스와 달리 이달부터 테스트 대상을 iOS에서 안드로이드까지 확대하면서 ‘대중성’을 무기로 이용자 확대를 모색하고 나섰다.

그럼에도 클럽하우스조차 낯선 이들에겐 트위터의 스페이스 역시 낯선 기능이긴 마찬가지. 트위터 코리아는 클럽하우스로 촉발된 음성 커뮤니티에 대한 신규 수요자들을 흡수하고 스페이스의 새 기능에 대한 궁금증을 해소하고자 10일 ‘트위터 스페이스 Q&A’를 개최했는데, 대중 공개 세션이었음에도 60~70명 정도만 참여했다는 것부터 아직 서비스가 잘 알려지지 않았다는 방증일 것으로 보인다.

거의 똑같은 인터페이스를 갖춘 트위터 스페이스(왼쪽)와 클럽하우스.


클럽하우스와 똑 닮은 겉모습

트위터는 지난 2020년 12월 트위터스페이스 계정을 개설하고, 스페이스 베타 테스트를 시작했다. 실시간 상호 대화형 음성 SNS의 포문을 연 클럽하우스가 2020년 4월 출시돼 연말부터 본격적으로 유행이 되기 시작했으니 출시 타이밍은 제법 좋았다.

그러나 반대로 클럽하우스 카피캣이라는 지적도 피해 갈 수 없었다. 원형 아이콘과 이름이 나열돼 있고 이름 아래 진행자(호스트), 발표자(스피커), 청취자(리스너)를 구분해주며 하단에는 참석 요청 기능이 붙어 있는 스페이스의 인터페이스는 클럽하우스와 거의 동일하기 때문이다. 채팅방 참여자에게 발언권을 진행자가 주는 방식도 같다.

트위터 코리아도 이러한 시선이 신경 쓰였을까. 이날 Q&A 세션에서도 ‘비슷한 서비스’라고 지칭한 클럽하우스와 비교한 차별점을 계속해서 강조하는 모습이었다.

스페이스만의 차별화된 기능은?

클럽하우스와 스페이스의 가장 큰 차이는 접근성이다. 사용 중인 다른 이용자에게 초대를 받아야만 가입이 가능한 폐쇄적인 클럽하우스와 달리 스페이스는 트위터 앱 내에서 구동되기 때문에 트위터 계정을 가진 사람이라면 누구나 이용이 가능하다.

입장 방법도 다양하다. △트위터 타임라인 상단 ‘플릿’ 공간에 지금 라이브 되고 있는 스페이스가 보라색으로 표시되는데 이를 탭해서 참여하거나 △쪽지(DM) 등을 통해 공유된 링크로 접속할 수도 있고 △팔로우한 사람의 피드를 통해 입장할 수도 있다. 향후 업데이트를 통해 주제별 카테고리나 검색 기능을 넣어 더 직관적이고 손쉽게 스페이스에 참여할 수 있는 통로를 지속해서 확대할 예정이다.

진행자로서 스페이스를 개설할 수 있는 권한은 아직 제한적이다. 트위터는 5%, 10%씩 점진적으로 개설 권한을 확대해 3월 말경이면 대다수 이용자가 스페이스를 개설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계획이다.

또 대기실과 채팅방 입장이라는 기능만 갖춘 클럽하우스와 다르게 스페이스는 트위터에서 구동되기 때문에 방에 입장한 상태에서 다시 자유롭게 트위터 화면을 전환해 피드 화면을 본다든지 친구에게 공유하는 등 트위터 기능을 마음껏 사용할 수 있다. 물론 앱 화면에서 벗어나 웹서핑을 하거나 다른 SNS를 사용해도 스페이스는 끊기지 않으며, 다만 통화 연결이 왔을 때는 스페이스 음성이 무음으로 전환된다.

스페이스의 이모지 기능. 손모양 이모지의 경우 길게 탭하면 다양한 인종의 피부색을 적용할 수도 있다.


대중성을 넘어 포용성까지 갖춘 스페이스

이와 함께 트위터는 스페이스만의 특장점으로 ‘자막 기능’과 ‘이모지 기능’을 내세웠다.

트위터 코리아의 강승준 에이전시 파트너 차장은 “아직 국내에는 적용되지 않았지만 영어로는 지원되는 기능 중에 청각 장애를 가진 분들을 위해서 참여자들이 말하는 내용을 실시간 자막으로 표시하는 기능을 도입하고 있다”며 “한국어도 곧 출시될 것이다. 그 부분이 기존 음성 기반 SNS와 차별점이자 장점”이라고 말했다.

김연정 콘텐츠 파트너십 상무는 “트위터는 스페이스를 기획하면서 처음부터 청각 장애인까지 고려했다. 누구나 사용하고 싶은 사람은 사용할 수 있어야 한다는 트위터의 철학이 담긴 것”이라고 덧붙여 설명했다.

이와 함께 스페이스 하단에는 하트 플러스 버튼이 있는데, 이를 통해 이모지로 감정을 표현할 수 있다. ‘100점’ ‘브이(V)’ ‘안녕’ ‘웃음’ 등이 담겨 있다. 손 모양 이모지의 경우 다양한 인종의 피부색을 적용할 수 있도록 한 세심한 배려가 돋보인다.

개방형 스페이스, 어떻게 활용될까

사용 방식에 있어서도 스페이스는 클럽하우스와 다른 길을 걸을 가능성이 커 보인다.

클럽하우스는 폐쇄형 커뮤니티를 지향해 미국에서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나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 국내에서는 정세균 국무총리, 최태원 SK 회장 등 유명인사들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다는 점에서 인기를 끌었다.

트위터 역시 정치인, 기업인, 연예인 등 팔로워가 많은 유명인의 스페이스가 인기를 끌 공산이 크다. 다만 참여자의 인원 제한이 없고, 누구나 쉽게 접속이 가능한 개방형 플랫폼이라는 점에서 활용 방식은 훨씬 다양한 형태를 띨 것으로 보인다. 회사 회의나 콘퍼런스 등이 대표적이다.

그중에서도 트위터에서 가장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는 스페이스 종류는 케이팝 팬덤들의 소통을 위한 장이다. 실제 이날 Q&A 스페이스에도 아이돌 프로필을 한 이용자들의 참여가 거의 대다수를 차지했다.

김연정 상무는 “좋아하는 아이돌의 생일파티를 모여서 기획한다든지 총공(아이돌 팬들이 특정 곡이나 가수 순위를 높이기 위해 동시에 음원 스트리밍·다운로드 등을 하는 것) 활동을 계획하는 등 팬들의 사용 방법이 굉장히 신선했다”고 전했다.

대화 음성은 30일 동안 보관

트위터는 30일 동안 대화 음성을 보관하는 정책을 펼친다. 채팅이나 음성 내역이 남지 않길 바라는 사용자들의 의견도 있지만, 그보다 건강하고 안전한 대화 커뮤니티 조성이 우선이라는 게 트위터의 설명이다.

강승준 차장은 “주제를 벗어나는 대화를 하거나 누군가에게 상처를 주는 대화를 할 때 혹은 수위가 너무 높다든지 하는 문제 발생 시 진행자는 대화 권한을 차단하거나 삭제, 신고할 수 있는 안전 옵션을 갖췄다”고 설명했다.

김연정 상무는 “트위터는 운영 원칙을 위반하는 이용자에 대해서는 강경하게 대응하고 있고, 스페이스도 마찬가지”라며 “기본 30일, 신고를 받은 케이스에 대해서는 위반 사실을 확인하기 위한 용도로 90일 동안 보관한다. 대화의 안전성과 건강함을 지키기 위한 조치라고 봐주시길 바란다”고 밝혔다.

트위터는 아이돌 팬들이 역할놀이나 팬아트를 위해 사용하는 계정이 많다. 이 때문에 스페이스 역시 아이돌 역할놀이나 팬파티, 총공 기획 등 다양한 형태로 케이팝 문화를 향유할 수 있는 장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