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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그룹 전자계열사, 올해 주총 키워드는 ‘초격차·차별화’

박철근 기자I 2019.03.20 15:06:29

삼성전자·전기·SDI 정기주주총회 개최
삼성전자 “중국업체 도전, 프리미엄·초격차 기술로 극복”
삼성전기·SDI, 카메라 및 통신 모듈·배터리 투자 등 주력사업 고도화

[이데일리 박철근 양희동 김종호 기자] 삼성그룹 전자계열사의 최고경영진이 올해 초격차와 차별화를 통한 수익성 중심의 경영을 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삼성전자(005930)삼성전기(009150), 삼성SDI(006400) 등 삼성그룹 내 전자 계열사들은 20일 일제히 정기주주총회를 개최하고 주주들에게 올해 경영계획에 대해 설명했다. 이는 대내외 경영환경이 악화한 가운데 실적개선을 통해 주주가치를 제고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는 20일 오전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1000여명의 주주가 참석한 가운데 50기 정기주주총회를 개최했다. (사진= 삼성전자)
◇반도체·TV·모바일 등 전 부문 中 위협 거세…프리미엄·초격차 기술로 극복

삼성그룹의 맏형격인 삼성전자는 반도체, TV, 모바일 등 대부분의 사업에서 중국업체의 도전에 직면한 상황이다.

김기남 삼성전자 대표이사(부회장)는 “올해도 경영여건이 어려워 회사 전 분야에 걸친 근원적인 혁신을 추진할 계획”이라며 “CE(소비자가전)·IM(IT·모바일)사업은 혁신 제품의 지속적인 출시와 제품의 경쟁력 제고를 통해 시장 지배력을 확대하겠다. 부품 사업은 개발·제조 역량을 더욱 강화해 초격차를 확보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중국이 정부 주도하에 진행하는 ‘반도체 굴기’에 대해서는 “반도체 사업은 자본의 투자도 중요하지만 기술 격차의 장벽도 다른 어떤 산업보다 높다”며 “자만하지 않고 끊임없는 연구 개발과 과감한 투자, 고객 서비스 강화 등으로 늘 최고의 경쟁력을 유지하겠다”고 강조했다.

김현석 CE부문 사장은 “중국 업체들이 작은 화면 TV 제품군에서 활약을 보이고 있다”며 “프리미엄 전략을 통해 초대형·고화질 시장은 확고한 리더십을 유지했지만 중국 업체가 활약을 나타내는 부분에서도 차별화한 전략으로 적극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고동진 IM부문 사장은 “지난 2년간 중국에서 힘들었던 것은 사실”이라며 “조직과 사람, 유통채널을 모두 바꾸면서 대응하고 있다”고 전했다. 고 사장은 “지난주에도 중국을 다녀왔는데 갤럭시S10의 현지 반응이 좋다”며 “갤럭시A시리즈도 반응이 좋아 중국 시장에서 많은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고 사장은 “5G(5세대 이동통신)는 우리가 10년 간 준비했고 표준이나 특허에서 세계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다”며 “5G 시장에서 장비와 단말, 칩셋 솔루션을 모두 가진 유일한 회사로 5G 시대가 IT(정보기술) 산업의 새로운 르네상스를 일으킬 수 있다고 예측하고 단단한 준비를 하고 있다”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이어 “5G 관련 기업의 인수합병(M&A)도 이미 진행하고 있고 지속적으로 진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영현(왼쪽에서 두번째) 삼성SDI 대표이사가 20일 오전 서울 서초구 더케이호텔서울에서 열린 ‘제49기 정기주주총회’에서 주주총회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 삼성SDI)
◇전기·SDI 등 주력사업 고도화로 위기 대응

이윤태 삼성전기 대표이사(사장)는 “올해 경영환경은 녹록지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면서도 “4차 산업혁명 도래에 따른 AI(인공지능), 자율주행, 5G 이동통신 등 기술의 변곡점에서 새로운 사업기회가 열릴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삼성전기는 고부가가치 사업을 중심으로 주력사업의 주도권을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이 사장은 “컴포넌트 사업부와 모듈사업부에서 고수익을 창출할 수 있도록 사업구조를 재편할 것”이라며 “5G 시대를 맞아 고주파 설계·저손실 및 저유전율 기판재료 등의 기술을 탑재한 5G안테나 모듈을 적긱에 출시해 5G 통신모듈 시장을 이끌고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서버·AI 반도체용 차세대 패키지 기판과 초박형 소자 등 경쟁사와 차별화 한 신기술을 접목한 신제품 개발을 확대해 반도체 성능 개선에 일조할 것”이라며 “AI, 자율주행 등 완제품의 지능화·고속화에도 발빠르게 대응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삼성SDI는 올해 배터리 분야 투자를 확대할 계획이다.

전영현 삼성SDI 대표이사(사장)는 “올해는 외형적인 성장에만 목표를 두기보다는 시장을 리딩하는 차별화된 기술 확보로 수익성에 바탕을 둔 질(質) 중심 성장을 추구하겠다”고 말했다.

전 사장은 “중대형 전지사업은 고에너지 신규 제품 개발과 원가절감으로 수익성을 개선하고 해외시장을 적극 공략해 매출 구조를 다변화할 계획”이라며 “소형전지사업은 고출력 시장과 신기종 제품 매출 확대로 경쟁력을 확고히 하겠다. 전자재료 사업도 신제품 적기 개발과 고객 다변화로 실적 개선을 이어가겠다”고 강조했다.

이윤태(단상 위) 삼성전기 대표이사가 20일 서울 서초구 엘타워에서 열린 정기주주총회에서 회의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 삼성전기)
◇삼성전자, 사외이사 선임 항의 등 소액주주 목소리 높여

이날 삼성전자 주총은 급증한 소액주주들로 인해 진통을 겪었다. 지난해 50대 1의 액면분할을 실시하면서 소액주주들이 많이 늘었기 때문이다. 일부 소액주주의 경우 주총 개회시간인 오전 9시보다 한 시간이 넘게 걸려 주총장에 입장하기도 했다.

특히 이날 일부 소액주주는 박재완 전 기획재정부 장관과 안규리 서울대 의대 교수의 사외이사 선임에 대해 독립성 문제를 지적하기도 했다.

김 부회장은 이에 대해 “박 전 장관은 상법상 사외이사 결격사유가 없고 교수로서 자유롭게 학문 연구를 하고 있어서 독립성에도 문제가 없다”고 설명했다.

또 안 교수에 대해서는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 위원장인 김종훈 키스위모바일 회장이 “안 교수는 소외계층에 대한 공익 분야 의료전문가로서 환경 안전, 보건, 사회공헌 등에서 도움이 되고 회사가 사회와 소통하는데 역할을 기대한다”고 답했다.

한편 이날 삼성의 전자계열사들은 미래인재인 청소년 교육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는 뜻도 주주들에게 전했다.

김 부회장은 “사회공헌의 새로운 비전인 ‘함께 가요 미래로! Enabling People’에 맞게 청소년 교육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나눔과 상생을 통해 기업의 사회적 역할 구현에도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전 사장도 “올해부터는 회사의 사회적 책임을 더욱 강화하기 위해 ‘위 드림(We Dream)’이라는 사회공헌 체계의 일관성을 유지할 것”이라면서도 “청소년 중심의 ‘푸른별 꿈꾸는 학교’를 신설해 미래 세대인 청소년들이 미래에 충분한 역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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