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황효원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망자가 7000명을 넘어서자 미국 뉴욕에선 ‘하트섬’이라고 불리는 외딴 섬에 시신을 집단 가매장 중이다. 이 곳에 이미 무연고자 등 100만명 가량이 묻혀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 미국 뉴욕 브롱크스 인근의 외딴 섬인 ‘하트섬’에 인부들이 시신이 담긴 관을 매장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AP) |
|
9일(현지시간) 현지매체에 따르면 뉴욕 브롱크스 인근의 외딴 섬인 하트섬에서는 보호복을 입은 인부들이 나무로 된 관을 매장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이 관 안에는 코로나19로 숨진 이들의 시신이 담겨 있다. 최근 뉴욕시내에서 사망자가 폭증하면서 동원한 냉동 컨테이너 45대의 시신 수용 능력이 꽉 차 새롭게 시신을 임시 안치할 곳을 찾아야 하기 때문이다.
40만9000㎡ 면적의 하트섬은 뉴욕 브롱크스 인근 해역에 있는 외딴 섬으로 현지인들에게 거의 알려지지 않은 곳이다. 하트섬은 냉전시기 나이키 미사일 운용부대가 있었던 곳으로 노숙인 쉼터로 사용됐지만 지금은 무연고자 공동묘지가 있기도 하다. 이 묘지는 뉴욕시 교정당국이 죄수를 고용해 운영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 9일 뉴욕의 하트섬에서 방호복을 입은 일꾼들이 중장비를 이용해 매장 작업을 하고 있다. 드론으로 촬영한 모습 (사진=연합뉴스) |
|
코로나19 사망자가 빠르게 증가하자 뉴욕시 당국은 이전 냉동 컨테이너 대신 하트섬 등에 집단 매장지를 만드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지난 2008년 뉴욕시가 만든 ‘유행성 독감 관련 매뉴얼’에 따르면 냉동저장시설이 꽉 차면 하트섬에 시신을 임시로 매장할 수 있다고 명시돼 있다.
앤드류 쿠오모 뉴욕주지사는 “숨진 이들을 매장하기 위해 추가로 인부들을 데려올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최근까지 뉴욕에서는 확진자 6만7820명, 사망자 2375명이 발생했다. 코로나 사태 이전에는 뉴욕 시내에서 하루에 20~25명이 집에서 사망했지만, 지금은 집에서 사망하는 사람이 하루에 200명에 육박한다고 뉴욕시 보건당국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