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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올해 사업보고회에서는 각 계열사별 미래 전략이 화두에 올랐다. 글로벌 경기침체로 인한 수요 위축·업황 둔화를 돌파하기 위해서는 한발 앞서 어려운 상황에 대비하는 자세가 필요하단 공감대가 형성된 결과다.
구광모 LG그룹 회장은 지난달 말 열린 사장단 워크숍에서 “경영 환경이 어려울 때일수록 그 환경에 이끌려 가선 안 된다”며 “주도적이고 능동적인 자세로 미래를 준비해야 하고, 첫째도, 둘째도 철저히 미래고객의 관점에서 고민해야 한다”고 이같은 자세를 강조한 바 있다.
SK 역시 그룹 차원의 대응에 나섰다. SK그룹 각 계열사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19일부터 사흘간 세미나를 열고 대내외적 경제 지표를 함께 점검했다. 이어 해당 요인이 국내외 경제에 미칠 영향을 논의하고, 앞으로의 경영 전략과 방향성을 공유하기도 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손자병법’에 나오는 ‘이우위직 이환위리’(以迂爲直 以患爲利)를 인용했다. ‘다른 길을 찾음으로써 유리한 위치를 선점하고, 고난을 극복하여 오히려 기회로 삼는다’를 뜻하는 말로, 이를 언급한 최 회장은 “경영환경이 어렵지만, 비즈니스 전환 등을 통해 새로운 해법을 찾으면서 위기 이후 맞게 될 더 큰 도약의 시간을 준비하자”고 했다.
기업들이 그룹 차원에서 경영 고삐를 조이는 이유는 앞으로의 전망이 밝지 않기 때문이다.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에 따르면 11월 기업경기실사지수(BSI)는 86.7로 25개월 만에 역대 최저치다. 특히 반도체를 포함한 전자·통신과 자동차·기타운송 업종이 각각 2개월 연속 부진하면서 11월 두 업종의 BSI 역시 전월 대비 하락세를 기록했다.
한 재계 관계자는 “내년 초까지 쉽지 않은 경영환경이 이어질 것으로 예측된다”며 “안 그래도 내년 경영전략을 짜야 하는 하반기에 그룹 차원에서 방향성을 잡고 전략을 다잡는 것은 당연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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