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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당반발에 부동산·경선연기까지’…송영길, 3대 난제에 첩첩산중

이성기 기자I 2021.06.10 16:16:18

권익위 조사 부동산 의혹 `탈당 권유` 반발에 내홍
종부세 완화안 의총 부결시 리더십 타격 불가피
대선기획단 출범 앞두고 `경선 연기론` 목소리도 고민

[이데일리 이성기 이정현 기자] “자다가 새벽 2시에 깼다 또 4시에 깼다가 고통의 시간이었다.”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10일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 “40년 친구인 우상호 의원이 국민권익위원회 명단에 들어있는 걸 저만 알고 있었다. 최고위원들에게도 블라인드를 해 마지막 결정 때까지 이름을 공개하지 않았다”며 이같이 말했다. 송 대표는 이어 “누가 보더라도 선제적이고 과도한 면이 있고 충분한 항변도 듣지 않은 절차적 하자도 있다”면서도 “`내로남불` 프레임이 씌어져 있어 탈당 권유라는 극약처분을 할 수밖에 없었다”고 털어놨다. 앞서 민주당 지도부는 지난 8일 권익위 전수조사 결과 부동산 관련 법 위반 의혹이 제기된 소속 의원 12명에게 `자진 탈당`(비례대표 2명 출당)을 권유한 바 있다.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0일 오전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에서 열린 `고 이희호 여사 2주기 추모식`에서 추도사를 하고 있다. (사진=국회사진기자단)


지난 2일로 취임 한 달이 지난 송 대표가 `쇄신`과 `중도 확장`을 위해 `읍참마속`의 심정으로 내린 결단 이후 당사자들의 반발이 이어지면서 내홍이 깊어지고 있다. 이날도 해당 의원들은 “야당 압박용 불쏘시개 혹은 희생양 비슷하게 상황이 몰렸다”(김한정) “취소하지 않으면(권익위에) 법적 조치를 취할 수밖에 없다”(김회재) “`탈당 권유`가 아니라 징계 절차를 받은 게 낫다”(오영훈)는 등 지도부의 결정을 성토했다. 양이원영 의원도 자신의 페이스북에 “어제 오후가 되어서야 권익위가 당으로 보낸 조사결과를 받아봤다. 단순히 어머니 소유 토지 일부가 농지법 위반 의혹이 있다는 내용인데 주소지도 틀리는 등 기초조사도 부실하다”면서 “기획부동산에 사기 당해서 구매한 토지, 가치가 제로(0)인 토지를 구매한 어머니가 농지법을 위반했다고 한다면 연좌제로 처벌받아야 하나”고 되물었다. 송 대표는 “`선당후사`의 관점에서 수용할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고 했지만, 당내에서도 의견이 엇갈리는 등 파장은 쉽사리 가라앉지 않는 모양새다.

종합부동산세(종부세) 등 부동산 세제 조정안 논의도 매듭 지어야 한다. 11일 열리는 의원총회에서 종부세 대상을 `공시지가 상위 2%`로 완화할지 여부가 결정되는데, 부동산 정책 궤도 수정에 제동이 걸릴 경우 송 대표의 리더십에도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당 부동산 특위는 지난달 27일 현재 9억원으로 돼 있는 종부세 과세 기준을 `상위 2%`로 변경하는 안을 발표하고, 추가 협의를 통해 이달 중 결론을 내리겠다고 밝힌 바 있다. 송 대표도 한 방송에 출연, “(과세 대상을) 2%로 제한하면 650억원 정도가 감세되는 것”이라며 `부자 감세`가 아니라고 강조한 뒤, “2%가 낸 세금으로 서민 주택 공급에 기여하도록 하는 구도를 제시하고 있다. 상세한 수치가 공개되면 의원들이 공감할 것”이라고 설명하기도 했다.

차기 대선 주자들 사이에서 점차 커져가는 `경선 연기론` 목소리 역시 고민거리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는 이재명 경기지사 측의 반대를 무릅쓰고 당헌당규 상의 원칙을 허물 수는 없기 때문이다.

송 대표는 “단순히 경선을 연기할 거냐, 안 할 거냐의 문제가 아니라 `어떻게 하는 것이 내년 대선 승리에 가장 도움이 되는 방법인가가 중요한 기준`”이라며 “대선 기획단이 만들어지게 되면 의견을 수렴해서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정세균 전 국무총리 지지모임 `광화문 포럼` 운영위원장인 이원욱 의원은 이와 관련, “당내 논란이 증폭되는 것을 지켜보고 있다 (이 지사 측이)수용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큰 정치인으로 부각되는 그런 논의를 하고 있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민주당 관계자는 “전당대회 때부터 송 대표는 특정 후보를 배제하거나 불리하게 `룰`을 바꿀 수는 없다는 원칙적인 입장을 고수해왔다”면서 “후보들 간의 컨센서스(합의·일치된 의견) 없이는 정해진 일정대로 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시도지사 간담회에 참석한 이 지사는 당 안팎의 경선 연기론에 대해 “전에 이미 말씀드린 게 있다”면서 “원래 정치에는 신뢰가 가장 중요한데 신뢰는 원칙과 약속을 지키는 데서 나온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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