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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 "부스터샷 수요까지 고려하라"…내년 '백신 대란' 피할까

박경훈 기자I 2021.08.31 17:33:28

내년 백신 9천만회 구입, 이월 물량도 8천만회
화이자 3천만회 이미 계약, 국산 1천만회 SK바사 가능성
이월분까지 1.7억회, 국민 3회 추가 접종까지 가능
다만 경구용 치료제 도입 2만명분, 다소 '미흡'

[이데일리 박경훈 기자] 내년에는 ‘백신 대란’을 피할 수 있을까. 정부는 내년도 코로나19 대응을 위해 총 9000만회분의 백신을 도입한다. 이월분까지 고려한 백신 물량은 총 1억 7000만회분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부스터샷(추가접종) 수요까지 고려하라”고 지시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31일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참석해 있다. (사진=연합뉴스)
질병관리청은 내년도 총 5조 1362억원의 예산안이 국무회의에서 의결됐다고 밝혔다. 이중 예방접종에는 3조 1530억원, 방역대응에는 9878억원 예산이 배정됐다.

가장 눈길을 끄는 건 역시 백신 도입 규모다. 질병청은 해외 제약사의 메신저 리보핵산(mRNA) 백신 8000회만분에 더해 국산백신 1000만회분을 도입한다고 밝혔다.

해외백신 8000만회분 중 3000만회분은 화이자 백신이다. 정부는 지난달 13일 내년도 화이자 3000만회분과 옵션 3000만회분 구매계약을 체결했다. 옵션계약은 우리가 필요할 때 구매할 수 있는 선택사항이다.

국내백신 1000만회분은 현재까지 3상 임상실험이 들어간 SK바이오사이언스 제품이 유력하다. 다만 박찬수 기획재정담당관은 “어떤 백신을 구입할지는 임상단계, 개발일정 등을 고려해서 결정이 될 계획이다”고 답했다.

이날 문재인 대통령은 국무회의에서 “물량이 내년 수요에 충분하다고 판단하더라도 접종 연령대가 확대되고 부스터샷 등 추가적인 접종 수요가 발생하는 상황 변화까지 고려하라”고 지시했다.

내년도 ‘몇 차례 추가접종을 해야할 지’ 연구결과는 아직 없는 상황이다. 일단 정부는 인구의 3배인 1억 7000만회분을 준비한다는 계획이다. 이는 이날 질병청이 밝힌 9000만회분 구매에 더해, 올해 계약했지만 내년으로 이월될 것으로 예상되는 8000만회분을 더한 수치다.

유영민 대통령 비서실장은 지난달 23일 국회에 출석해 “올해 3600만명에 대한 2차접종과 미접종자 추가접종과 접종대상 확대 그리고 부스터 샷 등을 계획하고 있다”면서 “계획대로 접종을 모두 마치고도 내년으로 이월되는 백신 물량은 총 8000만회분이며 내년에는 신규로 총 9000만회분의 백신을 구매할 계획이다”고 전했다.

또 눈에 띄는 것은 알약으로 먹을 수 있는 경구용 치료제 구입이다. 질병청은 총 417억원(2만명분)을 배정했다. 이중 현재 2상 실험 중인 다국적 제약사 MSD(머크)의 몰누피라비르 1만 8000명분 선구매 계약을 협의 중이다. 미국은 지난 6월 MSD와 12억달러(약 1조 3800억원) 규모의 선구매 계약을 마쳤다.

이를 두고 전봉민 무소속 의원은 “8월에만 코로나19 확진자수가 5만명인 상황에서, 정부는 월평균 확진자 1만 1000명 기준으로 계약을 했다”고 비판했다. 박찬수 담당관은 “추후에 환자 발생 등 상황을 감안해서 필요하면 예비비 등 활용을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계획으로 보면 올해와 같은 백신 대란은 일어나지 않을 것 같다”면서도 “내년부터는 본격적으로 경구용 치료제가 사용될텐데 준비가 미흡한 것 아닌가 생각이 든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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