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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우등반도 만들면 안 돼”…학업부담 경감조치 2탄

장영은 기자I 2021.08.30 18:56:59

중국, 사교육 제한 이어 우등반 편성 금지
초등 저학년 지필시험·방과후 수업도 "안돼"
균등한 교육기회 목표…저출산 해소 위한 의도

[이데일리 장영은 기자] 중국 정부가 우등반 설치와 초등학교 저학년 지필시험 등을 금지하는 새로운 조치를 발표했다. 학업 부담 경감을 위한 교육 시스템 개혁의 일환이다.

(사진= AFP)


30일 관영매체 중국중앙(CC)TV 등에 따르면 중국 교육부는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학교 수업에 대한 새로운 방침을 밝혔다.

우선 중국 교육부는 “균형 있게 반 편성을 해야 하며 어떠한 우등반도 만들면 안된다”면서 수월성 교육을 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시험성적 순위를 매기거나 공개해서는 안 되고, 시험 성적에 따라 소속 반이나 자리를 조정해도 안 된다.

교사가 방과 후에 새로운 내용을 수업하는 것을 금지했다. 교육부는 “(교사들은) 교육 계획을 엄격히 따르고, 수업시간·난이도·진도를 임의로 바꾸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학부모들에게 숙제 검사 등의 자녀 교육 관련 부담을 주거나 학생에게 반복적·징벌적 숙제를 내서도 안 된다고 밝혔다. 학생들이 어린 나이부터 학업에 대한 압박감을 받아 정신적·육체적 건강을 위협받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시험 횟수도 제한했다. 초등학교의 경우 1·2학년은 지필시험을 보지 않고 다른 학년은 기말고사를 한번 보도록 했으며, 중학교는 과목별로 적절히 중간고사와 모의고사를 치를 수 있다.

시험 출제 시 표준 교과과정이나 수업 진도를 넘어서는 문제를 내서는 안 되며, 시험 성적은 등급제로 평가하도록 했다.

이번 조치는 지난달 중국 정부가 ‘의무교육 단계 학생들의 숙제 부담과 사교육 부담 경감에 관한 의견’을 내놓고 이윤 추구형 사교육을 금지한 데 이어 나온 것이다.

이들 조치에는 교육 불평등을 해소하겠다는 중국 당국의 의도가 깔려 있다. 사교육 시장을 구조조정하는 데 이어 사교육 수요 자체를 없애기 위한 방안을 잇따라 발표한 것이다.

중국의 일부 중산층 학부모들은 자녀의 일류 학교 진학을 위해 1년에 10만위안(약 1800만원) 이상을 지출한다고 홍콩프리프레스(HKFP)가 전했다. 또 학교 인근 지역의 부동산에 대한 수요 증가가 집값을 올리고 있다는 지적이다.

더 나아가서는 자녀 교육에 대한 부담을 줄여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행보이기도 하다. 중국 당국은 출산율을 높이기 위해 최근 법적으로 산아제한 정책을 폐지하고 3자녀까지 출산을 공식적으로 허용했다.

다만, 근본적으로 대입 정책이 바뀌지 않는 한 중국의 교육열이 쉽게 사라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중국에서는 대학 입학시험인 가오카오(高考)를 더 나은 교육기회와 직업을 가질 수 있는 방법이자 일종의 계층 이동 수단으로 보는 인식이 강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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