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유한 ‘렉라자’·한미 ‘벨바라페닙’…올해 ASCO 주목받는 기업들

왕해나 기자I 2021.05.26 16:42:13

유한, 병용 투여로 타그리소 내성 극복 가능성에 주목
한미, 제넨텍에 기술수출 이후 후속 임상 결과 내놔
제넥신은 DNA 백신, 메드팩토는 백토서팁 임상 발표

[이데일리 왕해나 기자] 세계 최대 암학회 행사인 미국임상종양학회 연례학술대회(ASCO 2021)가 다음달 개막한다. 국내 제약·바이오사들도 주요 항암 신약에 대한 논문 초록을 공개하며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이번 학회를 통해 공개되는 신약후보물질 성과들이 공동연구와 기술이전 등으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2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올해 ASCO는 6월4일부터 8일(현지시간)까지 온라인으로 개최될 예정이다. ASCO는 세계 종양 분야 최고 권위의 학회로, 매년 70여 개국에서 암 전문의, 연구원, 글로벌 제약사 임직원 등 4만여명이 참석한다. 신약의 임상시험 데이터 발표를 통해 경쟁약물 대비 우수성을 증명, 글로벌 파마와의 공동연구나 기술수출을 성사할 수 있는 기회다.

ASCO 2021에 참가하는 국내 제약·바이오사들.(표=미래에셋증권 리서치센터)
가장 기대를 받고 있는 연구는 유한양행(000100)의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렉라자’ 임상데이터다. 유한양행은 렉라자와 얀센의 항암 신약 ‘아미반타맙’ 병용투여 연구 결과 2건을 발표할 예정이다. 지난해 유럽종양학회(ESMO) 발표로 관심 끌었던 크리설리스(CHRYSALIS) 연구의 후속 버전이다.

이번 연구결과는 경쟁 약물 ‘타그리소’의 내성 극복 가능성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초록에 따르면 타그리소에 내성이 있는 비소세포폐암 환자 45명을 대상으로 레이저티닙과 아미반타맙을 병용 투여한 결과, 완전반응(CR)을 보인 1명과 부분반응(PR)을 보인 15명을 포함해 16명이 반응을 보였다. 객관적반응률(ORR)은 36%를 기록했다. ORR은 전체환자 대비 종양크기 감소 등 객관적인 반응을 확인할 수 있는 환자의 비율을 뜻한다. 유한양행은 다음달 4일 타그리소 내성 및 항암화학요법 후 재발 환자를 대상으로 한 레이저티닙의 단독투여와 아미반타맙 병용투여 임상 1·1b상을 발표할 예정이다.

한미약품(128940)이 2016년 미국 제넨텍에 기술수출한 대장암·폐암(NRAS) 변이치료제 ‘벨바라페닙’도 관심이다. 벨바라페닙은 세포 내 신호전달을 매개하는 미토겐 활성화 단백질 키나아제(MAP 키나아제)의 일종인 RAF와 RAS를 억제하는 경구용 표적 항암제다. 이번 학회에서는 변이 흑색종 환자에게 벨바라페닙과 ‘코비메티닙’을 병용투여한 임상 1상 결과를 확인할 수 있을 전망이다. 초록에 공개된 데이터를 보면 13명 중 5명의 환자가 PR에 도달해 ORR은 38.5%였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2016년 제넨텍에 1조 원 규모로 기술이전된 이후 임상 개발 속도가 더뎌 시장의 우려가 높았지만 이번 결과로 반환 우려를 해소하고 후속 데이터를 기대하고 있다”면서 “병용요법이 로슈의 ‘젤보라프’를 뛰어넘는 반응률을 증명한다면 신약 가치가 훨씬 높아질 것”이라고 평가했다.

제넥신(095700)은 자궁경부암 치료제로 개발 중인 DNA 백신 ‘GX-188E’와 머크(MSD)의 면역항암제 ‘키트루다’ 병용요법 관련 임상 2상 중간 결과를 공개한다. HPV 16형 또는 18형에 감염된 말기 재발진행성 자궁경부암 환자 48명의 유효성 평가군을 분석한 결과다. 초록에 따르면 5명의 환자가 목표병변이 소실된 CR, 10명이 목표병변의 크기가 30% 이상 감소하는 PR에 도달했다.

메드팩토는 현미부수체안정(MSS)형 전이성 대장암 환자에게 ‘백토서팁’과 ‘키트루다’를 병용 투여한 1b·2a상임상 데이터를 내놓는다. 초록에 따르면 등록된 총 33명의 환자 중 5명이 PR에 도달하면서 ORR 15.2%를 기록했다. 최종 포스터에는 더 많은 환자 수에 대한 임상 데이터와 일부 용량에 대한 전체생존기간(OS) 데이터도 포함될 예정이다.

네오이뮨텍은 재발·불응성 고형암 환자를 대상으로 한 NT-I7과 키트루다의 병용 1b·2a 임상 중 1b상의 결과를 발표하고, 교모세포종(HGG) 환자를 대상으로 표준 치료인 화학 방사선 치료와 NT-I7를 병용투여한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이밖에 셀리드(299660), 젬백스(082270), 온코닉테라퓨틱스, 아이디언스 등도 ASCO에서 임상결과를 발표한다.

김태희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최근 바이오·헬스케어 섹터는 금리 인상 우려와 개별 종목의 임상 실패, 공매도 재개 등으로 시장 대비 부진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면서도 “바이오텍의 연구개발(R&D) 성과, 코로나 백신 위탁생산(CMO) 이슈 등으로 반등할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내다봤다.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