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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 측은 파업 기간을 별도로 정해두지 않고 현재 결렬 상태인 임금협상이 마무리될 때까지 쟁의행위를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노조 관계자는 “노조는 조합원 총파업으로 확대할 계획을 갖고 있다”며 “회사의 전향적인 태도 변화없이는 총파업 실행까지 머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번 파업은 임금협상이 결렬되면서 나왔다. 삼성디스플레이 노조는 올해 초부터 임금협상을 진행했고 기본인상률 6.8%를 요구해왔다. 하지만 사측은 코로나19 등으로 인한 비상 경영 상황 속에서 기존 노사협의회와 합의한 기준인상률 4.5% 이상은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보였다. 지난달 25일 열린 노조위원장과 최주선 삼성디스플레이 대표이사의 면담에서도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이달 초 최종 협상이 결렬되면서 노조는 직접적 쟁의행위에 돌입했다.
삼성디스플레이 노조 파업은 지난해 5월 이재용 부회장의 무노조 경영 폐기 선언 이후 첫 파업이라는 점에서 관심이 쏠린다. 삼성 안팎에서는 삼성디스플레이의 쟁의활동이 삼성전자를 비롯한 다른 계열사에도 영향을 줄 수도 있다고 보고 있다. 이제까진 삼성 전체 계열사에서는 삼성전자서비스 노조가 개별적으로 2014년과 2019년 파업을 벌였다.
이날 쟁대위 출범식에도 김만재 금속노련 위원장, 이창수 한국노총 아산지역지부 의장, 오상훈 삼성화재노조 위원장, 이진헌 삼성웰스토리노조 위원장, 진윤석 전국삼성전자노조 위원장 등 삼성 계열사 노조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이들은 연대 발언을 이어가며 삼성디스플레이노조의 행보에 힘을 실어줬다.
앞서 지난해 5월 이재용 부회장의 대국민 사과 이후 삼성전자, 삼성디스플레이 등 주요 계열사들에는 속속 노조가 설립되며 노사관계에 변화가 생겼다. 당시 삼성웰스토리노조, 삼성화재애니카손해사정노조, 삼성화재노조, 전국삼성전자노조, 삼성디스플레이노조, 삼성SDI울산노조 등 6개 노조는 ‘삼성그룹 노동조합 연대’를 공식 출범시키며 “노조 연대 출범이 무노조 경영이라는 장벽을 허물고 상생 경영의 출발점”이라고 설명했다.
올해 초에도 삼성전자를 포함한 주요 계열사들이 20~30대 젊은 직원들을 중심으로 ‘성과급 논란’을 제기한 것도 무노조 경영 폐기 이후 전향적인 변화로 손꼽인다.
재계 관계자는 “무노조 경영 폐기 선언 후 처음 일어난 파업이라서 직원들의 주목도가 높은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다른 계열사는 근로조건, 직원들의 이해관계가 달라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또 “어떻게 보면 겪어야될 진통이다”라며 “소통을 통해 인식의 격차를 줄이고 성숙한 노사관계를 만들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삼성디스플레이 노조의 현재 조합원 수는 전체 직원의 10%를 웃도는 2400여명이다. 회사 측은 “대화 창구를 열어두고 있으며 노조 측이 응할 경우 대화와 교섭을 재개할 의향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