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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램값 하락에 삼성 4분기 실적 '흐림' 전망...내년엔?

최영지 기자I 2021.12.02 16:23:10

2일 에프앤가이드 컨센서스, 4분기 영업익 감소 전망
"가격 하락" "PC업체 수요로 재고 감소" 전망
업계 "'반도체 겨울론'은 우려…오미크론도 변수"

[이데일리 최영지 기자] 삼성전자(005930)가 역대급 실적을 달성한 지난 3분기에 이어 4분기에도 호실적을 이어갈 수 있을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메모리 반도체 가격 하락이 악재로 작용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가 하면, 글로벌 PC 업체들의 메모리 수요가 늘어나고 있어 가격 하락을 보완할 수 있을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일각에선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가 새로운 변수로 작용할 것이란 분석도 만만찮다.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 모습(사진=뉴스1)
2일 시장조사업체 에프앤가이드의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4분기 연결기준 매출 74조8294억원, 영업이익 15조484억원을 올릴 것으로 전망됐다. 영업익의 경우 전분기 대비 소폭 감소를 예측하는 분석이다.

키움증권의 박유악 연구원은 “디스플레이와 가전 부문의 실적은 수요 성수기 효과가 반영되면서 전 분기 대비 성장할 것”이라면서도 “반도체와 IT·모바일 부문의 경우 영업이익이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D램과 낸드플래시의 가격 하락세가 악재로 작용할 것이라는 해석이다. 박 연구원은 “IT·모바일의 경우 스마트폰의 판매량은 예상보다 양호하지만 마케팅 비용 지출로 수익성이 부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키움증권은 또 내년에도 계속해서 메모리 가격 하락세가 이어진다면 영업익이 7조원가량 줄어들 것으로도 예상하고 있다. 파운드리 확대는 실적 개선에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고도 봤다.

다만, 글로벌 데이터센터·PC 업체들이 메모리 반도체 주문을 늘리고 있어 4분기에 출하량이 늘어나 실적에 도움을 줄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4분기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메타(페이스북) 등 북미 4대 데이터센터 업체들의 서버용 D램 수요는 기존 전망치를 30% 상회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며 “이는 내년 메타버스 플랫폼 구축을 위한 선제적인 서버투자, 서버 업체들이 보유한 D램 재고감소 영향 때문”이라고 판단했다.

PC 업체 입장에서 메모리 재고가 준다는 것은 재고 축적을 서두를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 삼성전자, SK하이닉스와 같은 메모리 공급업체의 경우 메모리 가격 하락을 방어할 수 있는 요인이 된다. 시장조사업체인 트렌드포스는 “4분기 노트북 판매량이 3분기와 비슷한 수준을 보일 것으로 전망돼 PC 제조사들의 D램 재고가 11주~13주에서 9주~11주로 줄어 들었다”며 “이에 제조사들이 재고를 늘릴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SK하이닉스(000660)에 대해서도 4분기에 D램 가격 하락의 위험성을 출하량 증가로 상쇄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그럼에도 D램 가격은 내년에도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트렌드포스는 최근 “내년 1분기에는 PC용 D램 가격 하락이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며 “올해 4분기 대비 약 10% 정도의 가격 하락이 보일 것으로 전망한다”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오미크론 변이 등 불확실성이 여전히 존재해 내년 전망에 대한 답을 쉽게 내놓지 못하고 있다. 업게 관계자는 “1년 만에 D램값이 하락하자 반도체 겨울이 시작됐다는 우려가 나왔지만 가격은 보합세를 보이고 있다”며 “가격 변화에 일희일비하는 것보다 불확실성에 대응하는 것이 관건이며, 오미크론 변이도 그중 하나”라고 말했다. 변이바이러스가 다시 확산할 경우 앞서 코로나19 발발 당시처럼 또한번 비대면 수요 증가로 D램 수요를 견인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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