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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일 원·달러 환율은 전일 대비 4.6원(0.41%) 하락한 1110.9원에 장을 마감했다. 환율은 5월 중순만 해도 미국의 인플레이션(물가상승) 우려와 싱가포르·대만 방역조치 강화 등으로 인한 아시아 통화 약세에 1130원선을 웃돌았지만, 최근 위안화 강세 랠리를 따라 원화가 강세를 보이면서 1110원 초반으로 하락했다. 1200원대에서 등락하던 1년 전(2020년 5월29일 1238.5원)과 비교해보면 10% 넘게 원화가치가 상승한 것이다. 그만큼 수출기업의 채산성은 악화할 수 밖에 없다.
원·달러 환율 하락을 주도한 것은 위안화 강세다. 중국 인민은행은 생산자물자(PPI)를 끌어올리는 원자재 가격 부담을 줄이기 위해 위안화 절상을 용인하고 있다. 인민은행은 이날 달러·위안 거래 기준환율을 전장대비 0.0176위안(0.28%) 내린 6.3682위안에 고시했다. 2018년 5월 17일 이후 3년여만에 최저치다.
중국이 10월 세계국채지수(WGBI)에 편입될 예정이어서 안정적인 외자 유입이 기대되는 점도 위안화 강세 요인중 하나다. 증시 주변에서는 외국인 투자자들이 중국으로 이탈할 가능성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문홍철 DB금융투자 연구원은 “향후 경기는 서비스업 중심으로 회복세를 보일텐데 한국은 제조업 수출 중심”이라면서 “위안화가 강세인 만큼 외국인 투자자 입장에서는 중국 증시가 더 매력적”이라고 말했다.
시장에선 위안화 강세 영향으로 2~3개월내에 원·달러 환율이 1110원을 하회할 가능성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오창섭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최근 달러 대비 유로화도 강세를 보이고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의 매도 폭도 줄고 있어 1110원 선이 무너질 수 있다”고 말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환율 변동성이 커지는 국면에서 특히 수출 중소중견 기업은 대기업에 비해 환리스크 관리가 어렵고, 급격한 비용상승에 취약하다”면서 “개별적인 금융 비용지원은 어렵겠지만 기업들이 각자 대응할 수 있도록 뒷받침 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