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29th SRE][Best Report]"코코본드, 리셋 조건 등 재정비 필요"

김재은 기자I 2019.05.15 12:11:00

한국기업평가 김경무 금융1실 평가 전문위원

△김경무 한국기업평가 금융1실 평가전문위원 (사진=노진환 기자)
[이데일리 김재은 기자] “올해부터 은행과 금융지주가 발행한 코코본드의 콜옵션이 도래하고, 스페인 최대은행 산탄데르발 콜옵션 미상환 리스크가 불거진 만큼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다. 현재 국내 고정금리형 코코본드 발행조건 정비가 필요하다.”

김경무 한국기업평가 금융 1실 평가전문위원은 ‘코코본드 콜 리스크에 주목하라-유럽은행 콜옵션 미행사 사례의 교훈’ 연구보고서로 29회 SRE에서 베스트리포트 2위에 올랐다. 180명의 응답자중 35표(19.4%)를 받았다.

그는 인터뷰에서 “바젤III가 도입되며 2013년부터 발행된 코코본드의 콜옵션이 올해부터 도래한다”며 “맹목적인 콜옵션행사 믿음에 대해 되돌아 볼 기회를 가졌으면 하는 마음에서 작성했다”고 설명했다.

코코본드는 유사시 투자원금이 주식으로 강제전환되거나 상각되는 조건이 붙은 회사채를 말한다. 통상 발행후 5년 혹은 10년에 첫 콜옵션 시기가 도래하고, 대부분 발행사가 콜옵션을 행사해 상환되는 구조다.

코코본드는 바젤III이후 자본으로 인정돼 은행과 지주 등이 발행에 나섰다. 공급이 늘어난 만큼 운용사, 보험사, 리테일, PB 등으로 소화됐다.

국내 투자자들이 최악은 염두에 두지 않고 투자한다고 꼬집었다. 그는 특히 “리테일 등으로 판매될 때 만기 5년, 10년 채권으로 (알려져) 팔렸을 것”이라며 “지금은 콜옵션 행사가능성이 높긴 하지만, 시장상황이 바뀌면 콜을 미행사할 가능성도 있다”고 진단했다. 지금은 시장금리가 바닥 수준으로 내려와 있지만, 만약 콜옵션 행사 시점에 시장금리가 상당히 상승한 상태라면, 콜옵션을 미행사할 가능성도 있다는 것이다. JB금융지주는 오는 9월 2000억원 규모의 코코본드 만기가 도래한다.

최초 콜옵션 행사시기 도래 이후 콜 행사 주기에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도 했다. 스페인 산탄데르는 발행 5년뒤 첫 콜을 행사하지는 않았지만, 분기단위로 콜 행사주기가 도래해 가격 하락은 1%에 그쳤다는 설명이다. 국내 코코본드는 첫 콜 행사시점만 명기됐을 뿐 추후 콜 행사주기가 명확치 않은 경우도 있다는 지적이다.

김경무 한국기업평가 금융1실 평가전문위원 (사진=노진환 기자)
특히 국내에서 발행된 코코본드 대부분이 리셋 조건없는 고정금리형으로 시장변동성 등에 취약한 만큼 콜 행사시점에 금리를 재설정(Reset)할 수 있도록 발행 조건을 정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전문위원은 “코코본드에 있어 스텝업 조항은 금지돼 있지만, 콜 행사시점에 시장금리를 반영한 리셋은 가능하다”며 “미래 어느시점에도 고정금리로 돼 있는 것은 문제가 있다. 콜 옵션 시점에 리셋 조건을 함께 넣는게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그는 “국내 채권시장 투자자들은 상당히 비슷한 성향을 지녀 발행자가 만약 콜옵션을 행사하지 않을 경우 시장에서 부정적인 영향을 사후적으로 받게 될 것”이라며 “대부분의 경우 행사 가능성이 크지만 콜옵션도 하나의 옵션으로 상환되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는 점을 분명히 인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콜옵션 행사여부에 가장 중요한 요인은 대체 자본비용이다. 하지만 미행사시 평판 훼손, 자본시장 접근성 제약, 조달금리 상승 등 부정적 영향이 커 단기적으로 경제적 이익이 있더라도 콜옵션을 행사하는 게 관행이다.

김 전문위원은 “콜은 어디까지나 발행자 우위다. 행사하지 않는 건 신용평가 관점에서 자본비율이 좋아져 플러스로 볼 수도 있다”며 “다만 채권의 궁극적인 상환가능성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는 아니어서 신용도엔 영향이 없다”고 분석했다.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