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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百, 인천·부평점 매각 지연에 속탄다

송주오 기자I 2018.12.24 18:32:59

공정위 결정 따라 내년 5월까지 매각해야
롯데, 지난 7차례 매각 실패…8번째 시도
백화점 용도로만 사용 가능 등 제약 요건 있어 매수자 찾기 난항

롯데백화점이 내년 5월까지 인천점과 부평점을 매각해야 하는 가운데 매수자를 찾는 데 애를 먹고 있다.(사진=롯데쇼핑)
[이데일리 송주오 기자] 롯데백화점이 백화점 매각 건으로 속앓이를 하고 있다. 인천점과 부평점의 매각 시한이 다가오고 있는 가운데 매수자를 찾는 데 난항을 겪고 있어서다. 매각 후 백화점으로 운영해야 한다는 조건과 상대적으로 작은 규모의 영업면적이 매각을 어렵게 만들고 있다는 분석이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백화점은 지난 17일부터 인천점과 부평점 매각을 재추진하고 있다. 이번이 8번째 시도다. 롯데백화점은 그동안 7차례에 걸쳐 인천점과 부평점 매각을 추진했으나 번번이 실패했다.

매각 대상인 인천점과 부평점의 매각 감정가는 각각 2299억원, 632억원이다. 롯데백화점은 감정가의 70% 수준을 적정가로 바라보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두 점포를 내년 5월까지 매각해야 한다. 지난 2013년 공정거래위원회가 인천·부천지역의 백화점 시장 독과점을 우려해 롯데백화점은 2017년까지 인천점을 포함한 두 곳 이상의 매장을 매각하라는 결정을 내렸기 때문이다. 이후 한 차례 매각 일정 연기를 통해 2019년 5월까지 시간을 벌었다. 이 기간 내 매각을 완료하지 못하면 이행강제금을 물 수도 있다.

공정위의 독과점 우려는 롯데백화점이 2012년 인천광역시로부터 인천터미널 부지와 건물 약 13만㎡를 9000억원에 매입하면서 불거졌다. 당시 신세계백화점이 인천시와 20년 장기계약을 맺고 인천터미널에서 영업을 하고 있었다. 하지만, 롯데백화점이 해당 부지와 건물을 사들이면서 신세계백화점은 올해를 끝으로 영업을 종료하게 됐다. 대신 롯데백화점이 같은 자리에서 새롭게 영업을 시작한다. 이럴 경우 롯데백화점은 인천에서만 4개의 매장을 보유해 최다 사업자가 되는 것이다. 신세계백화점과 NC백화점은 인천에 각각 1개의 매장이 있다.

독과점을 우려한 공정위 결정에 따라 롯데백화점은 매각 작업을 진행하고 있으나 매수자를 찾는 데 애를 먹고 있다. 가장 큰 이유로 용도변경 불가가 꼽힌다. 매수자는 인천점과 부천점을 인수한 뒤 백화점으로 운영해야 한다. 해당 건물의 노후화와 온라인에 밀린 오프라인 상권의 부진을 고려하면 매력을 반감시키는 요인이라는 게 업계의 공통된 시각이다.

상대적으로 작은 규모도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인천점은 1만2458㎡의 대형 백화점에 속하지만, 부평점의 경우 7460㎡ 소형 백화점 수준이다. 복합쇼핑몰 등 점점 대형화하는 오프라인 유통업계의 추세를 고려할 때 상대적으로 작은 영업면적 탓에 경쟁력 확보에 제약이 따를 수 있다. 실제 소형 백화점은 시장에서 사라지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젊은층을 타깃으로 개발한 미니백화점 엘큐브(el Cube) 매장 5곳 가운데 서울 홍대점(630㎡)과 부산 광복점(1038㎡)의 철수를 최근 결정했다.

업계 관계자는 “롯데백화점이 공정위의 명령에 따라 인천점과 부평점 매각을 여러 차례 시도하고 있으나 용도변경이 불가능 한 점 등이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며 “규모면에서도 크게 매력적인 부분이 없어 매수자를 찾는 게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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