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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 있기만 해도 자동으로 충전···무선충전 전기버스 '올레브' 타보니

강민구 기자I 2021.08.23 18:02:44

23일 KAIST서 '올레브' 개통식..2년간 대덕특구서 운영
빗속에도 감전 위험 없어..차량 유형 상관없이 충전
대당 3000만원 연료비 아껴..충전량·충전시간 한눈에

[이데일리 강민구 기자] “이번 역은 KAIST 대강당입니다~.” 종일 비가 내리는 가운데 버스에서 안내 음성이 나온다.

버스 내부는 여느 시내버스와 같다. 하지만 주차 안내 표지가 있는 구역에 들어서자 컴퓨터 모니터 화면이 빠르게 바뀌기 시작한다. ‘충전중’이라는 문구와 함께 서 있기만 해도 자동으로 충전이 시작됐다. 충전량, 충전시간, 충전전력, 충전요금도 화면에서 한눈에 확인할 수 있다.

23일 KAIST 대강당에서 무선충전 기술을 도입한 미래형 친환경 버스인 ‘올레브(On-Line Electronic Vehicle)’ 개통식이 열렸다.

무선충전 기술을 세계 최초로 개발해 버스에 적용한 조동호 전기전자공학부 교수는 시승식에서 임혜숙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등에게 “오늘처럼 비가 오면 버스 기사들은 유선 충전에 필요한 플러그를 버스와 연결할 때 감전 위험이 있어 불안감이 적지 않다”며 “플러그 유형이나 차량에 상관없이 트럭, 승용차, 버스 등에 적용해 안전하고 편하게 충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무선충전버스 ‘올레브’.(사진=KAIST)


버스는 KAIST를 한바퀴 돈 뒤 출발점 인근에 다시 도착했다. 일반적인 주차 표지처럼 ‘OLEV1’이라고 적힌 주차 공간에 버스가 정차하자 자동으로 충전이 시작됐다. KAIST에 마련된 충전 구역은 총 3곳으로 버스 3대가 동시에 충전할 수 있다.

버스 아랫 부분에 무선충전기(송신부)를 매설하고, 85kHz 대역 주파수를 활용해 버스정류장 진입 전후와 정차 시 무선충전하는 방식을 이용한다. 조 교수가 개발한 자기공진 방식으로 대용량의 에너지를 전선으로 연결하지 않고 높은 효율로 전송할 수 있다.

이러한 편리함이 있지만, 무선충전 과정에서 나오는 전자파가 우려됐다. 조 교수는 이에 대해 “독일 인증 기관 VDE 인증 작업이 막바지 단계에 있다”며 “전자기장, 전자파간섭 등의 문제도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설명했다.

버스는 24일부터 2년간 대덕연구개발특구 내 정부출연연구기관, KAIST를 돌며 운행될 예정이다. 운수 업체 입장에서는 전기료가 휘발유보다 저렴하기 때문에 연료비를 매년 3000만원에서 4000만원 가량 아낄 수 있다.

노트북이나 핸드폰을 통해 충전량, 충전시간 등을 확인할 수 있다.(사진=강민구 기자)


현재 주행거리는 1시간에 150KW를 충전해 150km를 움직일 수 있다. 실제 대덕특구 순환노선에서는 버스기사가 쉬는 시간인 20분 동안 50KW를 충전해 23.5km를 달리게 된다. 차량을 이용하게 될 KAIST 학생, 지자체 관계자들도 앞으로 버스 운행을 기대했다.

최동혁 KAIST 대학원총학생회장은 “학교를 통과한 버스 노선 설치가 꿈만 같다”며 “앞으로 친환경버스가 활성화되도록 학내 구성원들과 적극 이용하겠다”고 말했다.

김명수 대전광역시 과학부시장은 “대덕특구 내에 순환버스가 있어야 한다고 연구자, 학생들이 줄곧 요청해 왔다”며 “KAIST에서 개발한 기술이 지역사회에 적용돼 활용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강조했다.

조동호 KAIST 전기전자공학부 교수(맨오른쪽)이 임혜숙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왼쪽) 등에게 무선충전 버스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사진=KA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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