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현재, 6차에 걸친 민주당 경선·전략공천·단수 후보 추천으로 공천이 확정된 86세대 남성 의원은 49명이다. 출마를 시사한 53명 중 현재까지 무려 92.4%가 공천권을 따냈다. 정재호(컷오프)·이춘석(경선 탈락) 의원만 공천을 받지 못했다. 역시 86세대인 김정호 의원은 컷오프 대상자였으나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결정을 뒤집고 경선을 치른다.
86세대 남성 의원의 공천율이 높은 건 단수공천 덕이다. 대다수인 39명(79.5%)이 단수공천을 받았다. 특히 이인영·윤호중·우상호·홍익표 의원 등 재선 이상인 20명은 예외없이 단수공천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4선인 조정식 의원의 지역구인 경기 시흥을은 애초 경선 대상 지역이었으나 코로나19(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에 따른 추경안 논의가 진행 중인 것을 감안해 단수 공천으로 바뀌었다. 조 의원은 민주당 정책위의장을 맡고 있다.
86세대 남성 의원들이 승승장구 하는 사이 민주당이 강조한 세대교체 및 여성·청년 우대 공천은 공수표가 됐다. 공천이 확정된 225명 중 86세대는 143명으로 63.1%를 차지했다. 이에 반해 여성은 29명으로 12.8%에 그쳤다. 그나마 절반이 넘는 15명이 현역 의원이다. ‘청년’이라 부를 만한 20·30세대는 5명에 불과하다.
정치권에서는 시스템을 내세운 민주당의 개혁 공천이 사실상 실패했다고 보고 있다. 민주당 내 86세대 대부분이 ‘친문’으로 분류되는 만큼 계파 공천을 한 것이나 마찬가지 결과라는 것.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문재인 정권 하반기에 대비해 대야투쟁력이 강한 86세대를 대거 공천한 결과가 나왔다”고 평가하며 “친정체제 갖추려다 지난 총선에서 패했던 새누리당과 비슷한 상황”이라고 꼬집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