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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 규제정비 파장…“달러 예금 100조 시장 ‘머니 무브’”
금융위원회는 7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김주현 금융위원장,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참석한 가운데 정례회의를 열고 이같은 금융투자업규정 일부개정고시안을 의결했다. 그동안 MMF 투자 대상이 원화 표시 자산으로 한정됐는데, 이번에 외화 MMF 출시 물꼬를 튼 것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규정 개정에 따라 자산운용사의 외화 MMF 상품이 이르면 6~7월 중에 출시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현재 10곳 이상의 자산운용사들이 외화 MMF 상품 출시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개정은 현행 규정에 ‘금감원장에게 해외 신용등급을 국내 신용등급으로 전환하는 기준 마련을 위탁한다’는 근거 조항을 신설하는 내용이 골자다. 금감원 관계자는 “외화 MMF를 출시하려면 신용등급을 만족해야 하는데, 관련 국내외 신용등급 전환 기준을 명확히 해 규제 불확실성을 해소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금융당국은 우선 법인에 도입한다. 이후 단계적으로 개인으로 외화 MMF를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할 예정이다.
외화 MMF 상품이 나오면 그동안 달러를 은행에 넣었던 법인이나 개인이 MMF로 갈아탈 것으로 보인다. 외화 MMF는 하루만 넣어놔도 외화 수익을 얻을 수 있는 초단기 수시입출식 실적배당 상품이다.
외화 MMF가 주목되는 것은 수익률이 외화예금보다 높을 것으로 전망돼서다. MMF의 수익률이 높은 것은 수익률을 결정하는 채권시장 금리가 여전히 높은 수준이기 때문이다. 이때문에 상품에 따라 4.54~4.76% 수준의 외화예금(4월 기준 5대 은행의 외화예금 상품의 만기 6개월 기준 금리)보다 높은 수익률을 얻을 수 있다.
신현한 한국증권학회장(연세대 경영학과 교수)은 “은행 외화예금의 경우 수개월 간 넣어두지 않으면 사실상 예금 이자가 거의 없는 수준”이라며 “개인이 해외여행 갔다가 달러가 남았을 때, 수출기업이 여유 외화자금을 남겼을 때처럼 단기 자금을 굴릴 때 외화 MMF에 넣어두면 효과적”이라고 설명했다. 외화 MMF에 넣어두면 원화로 환전하는 수수료도 지불하지 않아도 된다.
◇“10곳 이상 출시 검토”…자산운용사 경쟁전
자산운용사들은 최대 100조원대 외화 MMF 시장을 놓고 쟁탈전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한은의 거주자외화예금 동향에 따르면 지난 4월 달러 예금 잔액은 792억달러(103조원)에 달했다. 이 달러 예금이 외화 MMF로 얼마나 ‘머니 무브’를 할지가 시장의 관심사다.
업계 관계자는 “자산운용사들 중 3~4곳이 이르면 6~7월 중에 외화 MMF 상품 출시를 할 것으로 보인다”며 “100조원대 달러예금 시장을 겨냥한 경쟁전이 막을 올리는 셈”이라고 전망했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대부분의 운용사들 입장에서 볼 때 외화 MMF는 상당히 좋은 투자 선택지”라며 “인프라, 초기 투자금 등이 필요하기 때문에 대형 운용사를 중심으로 한 쏠림 현상, 대형 MMF로 자금이 몰리는 상황이 전망된다”고 말했다.
다만 외화 MMF로 인한 금융 리스크도 있다. 달러 시세가 떨어질수록 외화 MMF에 넣어두는 게 손해이기 때문이다. 미국 금리 변화에 따라 상품이 영향을 받는 것도 고려해야 한다. 앞서 금융위는 작년 8월에 외화 MMF 도입 방침을 밝혔지만, 미국금리 변화에 따른 환율 변동을 고려해 규제 정비에 신중한 입장이었다. 금감원 관계자는 “이르면 이번 달에 외화 MMF 상품이 출시되면 시장 모니터링을 강화해 리스크 관리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