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마켓리더에 듣는다]오현석 삼성證 센터장 “선택과 집중전략 버려라"

유재희 기자I 2018.01.10 16:23:00

코스피, 3000선 돌파 기대…"이르면 올해 변곡점 올수도"
빠른 순환매 장세…포트폴리오 분산이 최고의 전략
"해외주식 기회 많아…국가별 성장동력 알아야"



[이데일리 유재희 기자] “올해 코스피는 풍부한 유동성의 힘으로 3000선을 돌파할 거라 봅니다. 하지만 개인투자자에겐 힘든 장이 될 수 있어요. 예측하기 어려운 순환매 장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입니다. 특정 종목에 대한 ‘바이앤홀드’(매수 후 보유) 전략으론 만족스러운 수익률을 내기도 어렵고, 그렇다고 계속 변화하는 주도주군을 추격 매수하다가는 고점에 사서 저점에 파는 상황이 반복될 수 있습니다. 스타일·사이즈별로 포트폴리오를 분산하는 게 평균수익률을 높일 수 있는 최선의 전략이라고 생각합니다.”

오현석 삼성증권 투자전략센터장(사진)은 기자들 사이에서 ‘사람 홀리는 투자전략가’로 통한다. 공식적이든 비공식적 자리에서든 오 센터장의 시장 뷰와 투자 제안을 듣고 있노라면 모든 재산을 그가 추천한 자산에 투자하고 싶은 마음이 들 정도다. 시장을 보는 혜안과 투자자산을 고르는 안목이 남다르기 때문이다.

◇올해 글로벌증시 변곡점 올 수도…“버블로도 불꽃놀이는 1년 간다”

오 센터장은 10일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올해 국내 증시를 전망하기 위해서는 먼저 미국증시 흐름을 정확히 알아야 한다며 지난 2009년 이후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는 기술주 랠리와 과거 1990~2000년 진행된 기술주 랠리를 비교해 설명했다. 그는 “나스닥 지수는 지난 1990년 초 인터넷혁명을 바탕으로 8~9년간 완만한 상승세를 보이다 이후 1~2년간 버블의 시기를 보냈다”며 “이후 버블이 꺼지면서 장기 침체의 시기를 겪었다”고 말했다. 이어 “4차 산업혁명을 바탕으로 지난 2009년부터 지속되고 있는 기술주 강세 흐름이 과거와 동일한 사이클을 보이고 있다”며 “올해 미국 증시가 버블로 진행될지 이성적·단계적 상승세로 진행될지가 관건”이라고 강조했다. 버블로 진행될 경우 1~2년 내 거품이 꺼지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은 혼돈에 빠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버블의 시대에는 중앙은행의 긴축(금리 인상 등) 속도가 빨라지게 되고 이 경우 경기 모멘텀이 약화되면서 버블이 터지는 수순을 밟게 된다. 이는 글로벌 유동성에 영향을 미치게 되고 결국 국내 증시도 변곡점을 맞을 수 있다는 것.

오 센터장은 “이르면 올해, 늦어도 내년엔 국내 증시에 변곡점이 나타날 것으로 예상되지만 현 시점에서 현금비중을 확대하는 게 최선은 아니다”고 말했다. 버블로도 불꽃놀이가 6개월에서 1년까지 가는 만큼 상당한 기회비용을 치를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그는 올해 증시 흐름이 작년과는 차별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삼성전자(005930)의 주도력이 약화되면서 업종별 순환매 로테이션이 빠르게 진행될 것이란 판단이다. 오 센터장은 “앞으로 대형주가 오르나 하면 중소형주가 오르고, 수출주가 오르나 하면 내수주가 오르는 등 예측하기 어려운 로테이션이 나타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따라서 국내주식과 해외주식, 수출주와 내수주, 대형주와 중소형주 등 골고루 분산투자를 하는 것이 시장을 따라가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는 조언이다.

◇ 日, 잃어버린 25년…“프레임 바꿔라…강자만 남았다”

해외 투자 예찬론자인 오 센터장은 국가별 성장 동력을 파악하고 그 중심에 있는 업종·종목을 공략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그 기준을 적용할 경우 미국의 4차산업 혁명 관련 기술주, 중국의 14억 인구 대상 독과점 소비 내수주가 대안이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중국과 미국을 메인으로 가져가야 한다고 강조하면서도 일본 투자자산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내비쳤다. 그는 “일본의 잃어버린 25년에 대한 프레임을 확 바꿔야 한다”며 “지금까지 일본 경제를 설명하는 키워드가 고령화, 마이너스 물가, 제로성장, 디플레이션, 공급과잉이었지만 이제는 공급부족, 자산가격 상승, 노동력 부족, 인플레이션으로 바뀌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25년간 지속된 장기 침체 속에서 살아남은 기업들은 정말 강한 기업”이라며 “그동안 비지니스 모델을 바꾸고 경쟁력을 강화한 만큼 앞으로 날개를 달게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투자 유망한 일본 기업군으로 △도요타, 덴소 등과 같은 글로벌 탑티어(Top Tier) 수출기업 △로봇·자율주행 등 세계 최고 경쟁력을 갖춘 B2B기업 △돈키호테, 시셰이도 등 내수 소비주 등을 제시했다.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