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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티그룹, 고위직 300여명 해고…고강도 구조조정

김겨레 기자I 2023.11.21 16:48:00

관리 직렬 13개→8개 축소·60개 위원회 없애
내년까지 구조조정 계속…"수천 명 해고될 수도"

[이데일리 김겨레 기자] 미국 4대 은행 가운데 하나인 시티그룹이 300여명의 고위 관리직을 해고하는 등 고강도 구조조정에 나섰다.

(사진=AFP)


20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소식통을 인용해 시티그룹이 경영진보다 2단계 아래 직급까지 영향을 미치는 구조조정을 이날부터 통보하기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시티그룹은 이번 조치로 고위 관리직의 10%인 300여명을 감축할 것으로 알려졌다.

시티그룹은 비용 절감과 수익성 증대를 위해 지난 9월 대규모 구조조정 방안을 발표했다. 고위직 감원 결정은 9월 구조조정안 발표 후 첫 해고 조치로, 이번 구조조정은 지난 20년래 최대 규모가 될 것으로 전해졌다. 시티그룹은 관리 직렬을 기존 13개에서 8개로 대폭 축소하고, 60여개의 내부 위원회를 없앴다. 이를 통해 트레이딩, 은행, 서비스, 자산관리, 소매 금융 5개 부문에 집중하겠다는 방침이다.

시티그룹이 전체 감원 규모를 밝히지는 않았지만 로이터통신은 소식통을 인용해 수천 명이 추가로 해고될 수 있다고 전했다.

시티그룹은 올해 1월부터 9월까지 7000명의 직원 감원하고 퇴직금으로 6억5000만달러(약 8400억원)를 지급하는 등 조직 슬림화 작업을 추진해왔다. 구조조정 대상자들은 회사 내 다른 직무에 지원할 수 있지만 새 직무를 배정받지 못하면 회사를 떠나야 한다. 시티그룹은 내년까지 전세계 시장에서 구조조정을 계속할 예정이다.

시티그룹이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추진하는 것은 경쟁사에 비해 부진한 성과 탓이다. 시티그룹은 JP모건, 뱅크오브아메리카(BoA)에 이어 미국에서 세번째로 자산규모가 큰 은행이지만 상대적으로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시티그룹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은 0.49로 JP모건 PBR 대비 3분의 1에 불과하다. PBR이 낮을수록 해당 기업의 자산가치가 증시에서 저평가되고 있다는 것을 이미한다.

제인 프레이저 최고경영자(CEO)는 직원들에게 보낸 서한에서 “회사를 재편하기 위해 몇몇 어려운 결정들을 수반했다”며 “이는 회사의 전략에 맞게 구조를 바꾸기 위한 올바른 조치라고 믿는다”고 밝혔다. 그는 “승리하는 은행을 건설하려면 우리 각자의 엄청난 헌신과 노력, 회복력이 필요하다”며 “우리가 직원들에게 많은 것을 요구하고 있다는 것을 충분히 알고 있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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