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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국민청원, 초복 맞아 ‘개식용 금지 찬반 논쟁’ 전쟁터 수준

김성곤 기자I 2018.07.17 15:04:09

동물보호단체 개식용 금지 촉구 기자회견…靑에 탄원서 제출
文대통령 반려견 ‘토리’ 개식용반대 집회에 깜짝 등장
靑국민청원 개식용 금지 vs 개고기 합법화 놓고 공방

초복인 17일 오전 서울 종로구 청와대 앞 분수대 광장에서 동물권 행동 카라 회원들이 개식용 종식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김성곤 기자] 개식용 금지 여부를 놓고 청와대 안팎이 시끄럽다. 특히 17일 초복을 맞아 청와대 앞 분수대 광장에는 동물보호단체가 기자회견을 열고 ‘개식용 금지’를 문재인 대통령에게 촉구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청와대 홈페이지 국민청원게시판은 사실상 전쟁터 수준이다. 매년 여름이면 되풀이되는 해묵은 논쟁이 국민청원게시판에서 불붙고 있는 것이다. 개와 고양이 등 반려동물의 식용을 금지해달라는 국민청원이 줄을 잇은 가운데 이에 반발하는 국민청원도 적지 않다.

◇동물보호단체, 17일 靑분수대 앞 광장 기자회견 ‘개식용 금지’ 촉구

동물권 행동단체 ‘카라’는 초복을 맞는 17일 오전 9시 30분 서울 종로구 청와대 앞 분수대 광장에서 개식용 금지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가졌다. 이날 기자회견은 축산물위생관리법상 식용으로 도살 가능한 가축에서 1978년 개가 빠진 이래 40년 가까이 정부의 방치 상태 속에서 한 해 최소 100만 마리 이상의 개가 도살되고 있는 개식용 산업에 대한 즉각적인 단속을 행정부 최고 수반인 대통령에게 촉구하기 위한 것.

카라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마루’는 문재인 대통령의 백구 반려견의 이름으로 문 대통령의 당선과 함께 대한민국 퍼스트독이 되었다”며 “청와대에서 행복하게 지내는 마루와는 다르게 우리나라에서는 잘못된 보신문화로 마루와 같은 토종견 백구나 황구들이 식용이란 이름으로 잔인하게 사육되다 도살된다”고 지적했다. 카라는 기자회견 이후 개식용 금지를 촉구하는 탄원서를 청와대에 전달했다.

아울러 이날 오후 서울 광화문에서 동물권단체 ‘케어’ 주최로 열린 개식용 반대 및 입양 독려 집회에는 문 대통령의 반려견 ‘토리’가 깜짝 등장하기도 했다. 케어는 지난해 7월 문 대통령에게 토리를 분양한 단체다. 청와대에 따르면 케어 측의 요청에 문 대통령의 딸인 다혜 씨가 토리를 집회 장소로 데려다 줬다. 다만 다혜 씨는 개식용 반대집회에는 참서하지 않았다.

◇靑국민청원 갑론을박 한창 “개식용 금지해야” vs “소·돼지도 우리의 친구”

청와대 국민청원게시판은 사실상 전쟁터 수준의 공방이 이어지고 있다. 개와 고양이 등 반려동물의 식용금지를 놓고 찬반양론이 격렬하게 오가고 있는 것. ‘개 식용’이라는 키워드로 검색하면 무려 300건 가량의 국민청원이 올라와있다. 17일 초복을 기점으로 일주일 동안만도 40여건의 관련 청원이 올라왔다.

특히 개식용 금지를 촉구하는 국민청원 중 청와대의 답변 기준선인 20만명을 돌파한 청원도 등장했다. 청원인은 “마지막 순간은 친구가 보는 앞에서 아직 의식이 있는 상태에서 털 뽑는 기계에 돌려지는…. 우리 민족이 이렇게도 잔인한 성품이었던가요?”라고 반문하면서 “아직도 지옥 같은 개농장에서는 한 해 250만이 참혹하게 도살되고 있다. 지옥보다 더한 잔인한 학대! 이제는 정말 끝내야만 한다”고 주장했다. 또다른 청원인은 “예전에는 먹을 게 없어서 그럴 수도 있었겠지만 보양식은 다른 걸로 얼마든지 먹을 수 있다”며 반려동물 도살금지법안의 통과를 요청했다.

반면 개식용 합법화를 주장하는 의견도 적지 않다. 한 청원인은 “개고기를 못먹게 하는 것은 돼지나 염소를 못 먹게 하는 것이나 다름 없다”며 “개의 종류에 따라 도축 여부를 법으로 정해 놓았으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또다른 청원인은 “우리의 전통음식인 개고기를 합법화해 하나의 음식문화로 자리잡을 수 있게 해야 한다”며 “위생적인 사육시설과 도축설비를 갖춰서 닭이나 소나 돼지와 같이 이제는 음식점에서 당당하게 개고기를 접했으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이밖에 개식용 금지를 비꼬듯 △“닭도 엄연한 반려동물이다. 복날에만 수천만마리가 죽어나간다. 동물단체는 오직 개와 고양이만 외치고 있으니 답답할 노릇이다” △“소와 돼지를 대신할 수 있는 먹거리가 존재한다. 소와 돼지의 도살과 식용을 금지해주세요” △“개고기 식용 반대하는 사람들 채식주의 의무화시켜주세요” 라는 청원도 등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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