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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정국에 단말기 유통도 ‘울상’..번호이동 줄었다

김현아 기자I 2016.12.08 15:50:44

10월 22일 2만5985건 이었던 번호이동
12월 3일 6차 촛불때 1만 6561건으로 줄어
소비 심리 냉각에 신분증 스캐너도 영향
이통사들 출고가 인하, 중저가 단말기출시, 프리미엄 모델 갤S7엣지 '블랙펄' 출시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 최순실 사태는 수능과 크리스마스 특수를 기대했던 휴대폰 유통 업계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전국적으로 200만 명 가까운 시민이 모였던 5차, 6차 촛불집회 때에는 번호이동 건수가 1만6000명~1만7000명에 그쳐 업계가 울상짓고 있다. 최근 두 달 동안 갤럭시노트7이 단종된 이후 첫 토요일이었던 10월 15일(1만5932명)을 제외하고 시장이 꽁꽁 얼어붙은 셈이다.

게다가 12월 1일 전국 휴대폰 매장에 신분증 스캐너가 의무화되면서 이를 도입하지 않은 1600여개 판매점들이 휴대폰 개통에 어려움을 겪는 것도 영향을 미쳤다.

이에 따라 이통3사는 루나S 등 중저가 전략폰의 출고가를 내리고, 프리미엄 고객을 위해 갤럭시S7 엣지 블랙펄 제품을 출시하는 등 연말·연초 특수 잡기에 나섰지만 불안한 정국에 얼어붙은 소비 심리를 녹이기에는 역부족이다.

8일 방송통신위원회에 따르면 10월 29일 1차 촛불집회를 전후로 매주 토요일의 이동통신 3사 번호이동 건수를 집계한 결과 촛불집회 이전인 10월 22일 2만5985건에 달했던 번호이동 건수가 지난주 박근혜 대통령의 3차 대국민 담화 이후 전국적으로 230만 명이 모인 6차 촛불집회 당일인 12월3일 현재 1만6561건으로 줄었다.

단말기 유통구조 개선법(단통법) 시행 이후 토요일 번호이동 건수는 방통위 시장 과열 기준인 2만3000건을 넘은 적이 거의 없지만 그래도 최근 두 달동안 번호이동이 소폭이나마 줄어든 것으로 평가된다. 4차 촛불집회때인 11월 19일 한 때 2만3729건을 기록하긴 했지만 평소보다 많이 줄어든 것이다.

12월 1일부터 전국 휴대폰 매장에 의무 도입된 신분증 스캐너도 영향을 미쳤다. 전국이동통신유통협회 관계자는 “촛불집회만으로 번호이동이 눈에 띌 만큼 줄었다고 말하기는 어렵지만 소비 심리에 좋지 않은 영향을 주는 건 사실”이라며 “1만7700개에 달하는 전국 판매점 중 1600여개 판매점은 스캐너를 도입하지 않았고 이 중 절반은 폐업했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신분증 스캐너란 방통위와 이동통신3사가 주민등록증이나 운전면허증같은 신분증을 전자적으로 인식토록 해야 휴대폰 개통이 가능하도록 만든 제도인데 종이 서류로 가입신청서를 쓸 때보다 개인정보보호 수준은 높아졌지만, 일선 유통점들은 방문판매와의 차별 등을 이유로 반발하고 있다.

신분증 스캐너를 도입하지 않은 판매점은 이를 도입한 연계 판매점에 고객을 추천해 줘서 개통할 수 있지만 불편한 상황이다.

이통사들도 사라진 연말 특수를 걱정하면서 전략폰 출고가 인하, 프리미엄 단말기 출시에 나서고 있다.

SK텔레콤은 12월 3일 자사 전용 스마트폰인 ‘루나S’의 출고가를 56만8700원에서 49만9400원으로 6만9300원 내려 연말 성수기 때 20~30대 고객 잡기에 나섰다.

KT는 최근 M&S화곡역점에서 KT아울렛 시범매장을 열고 아이폰6 중고폰을 37만9000원에 파는 사업을 시작했으며, LG유플러스는 20만 원대 화웨이 중저가폰 ‘H폰’을 출시한 데 이어 12월 2일에는 출고가 59만9500원인 화웨이 프리미엄폰 ‘P9’을 내놓으며 소비자를 유혹하고 있다.

한편 이통3사는 갤노트7 구매 고객 중 다른 모델로 제품을 바꾸지 않은 프리미엄 고객을 겨냥해 일제히 ‘갤럭시 S7 엣지’ 신규컬러 ‘블랙펄’을 출시했다. 저장공간 128GB로 출시되며 매끄러운 광택이 감도는 감각적인 블랙 색상 글래스가 적용됐다. 출고가는 101만2000원으로 갤럭시S7엣지 64GB의 출고가 96만8000원보다 비싸다. 공시 지원금은 SK텔레콤의 경우 최대 30만 원, KT는 33만 원, LG유플러스는 28만8000원이다. 월 11만 원대 요금제 기준이다.

▲갤럭시S7 엣지 신규 컬러 ‘블랙펄’(128G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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