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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비디아’가 만든 ‘20만닉스’, 지금이라도 살까

원다연 기자I 2024.05.23 16:38:35

엔비디아 실적·전망 시장 예상 웃돌아
핵심 공급망 자리잡은 SK하이닉스도 최고가
외국인 올해 2.3조 규모 순매수
"전세계 AI인프라 투자 사이클, 리레이팅 지속"

[이데일리 원다연 기자] 엔비디아가 또 한 번 깜짝 실적을 내며 SK하이닉스도 날아올랐다. 엔비디아의 핵심 공급망으로 지위를 굳힌 SK하이닉스 주가는 23일 처음으로 20만원을 넘어서며 ‘20만닉스’를 이뤄냈다. SK하이닉스는 올 들어서만 40% 넘게 올랐지만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의 점유율을 확대하고 있어 앞으로도 주가도 상승 흐름을 이어갈 것이란 전망이다.

경기도 이천시 SK하이닉스 본사 모습. (사진=연합뉴스)
또 예상치 뛰어넘은 엔비디아 실적·전망→SK하이닉스 기대로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이날 전 거래일 대비 1.16% 오른 20만원에 거래를 마쳤다. 주가는 장중 20만4000원까지 오르며 신고가를 썼다. SK하이닉스 주가가 20만원대로 올라선 것은 사상 처음이다. 외국인이 2546억원 규모를 순매수하며 주가를 밀어 올렸다.

SK하이닉스 주가가 20만원대에 안착한 것은 엔비디아가 또 한 번 시장 예상치를 뛰어넘는 분기 실적을 내놓은 덕분이다. 전 세계 인공지능(AI) 칩 시장의 80%를 장악하는 엔비디아의 실적은 AI 시장의 바로미터로 여겨져 왔다. 엔비디아가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오면서 언제까지 깜짝 실적이 이어질 수 있을지 우려도 나오지만, 1분기 실적은 이 같은 우려를 잠재웠고 2분기 실적 전망치 역시 시장 예상치를 뛰어넘었다.

엔비디아는 22일(현지시간) 회계연도 1분기(2~4월) 매출이 260억4000만달러, 주당 순이익은 6.12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년 동기와 비교하면 매출은 262% 급증했고, 주당 순이익은 4.5배 늘었다. 특히 AI칩을 포함하는 데이터센터 부문의 매출이 226억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427% 급증했다.

2분기(5~7월) 매출 역시 월가 전망치(266억1000달러)를 넘어서는 280억달러로 예상했다. 차세대 AI칩 블랙웰은 이번 분기부터 출하한다는 계획이다. 블랙웰은 엔비디아가 지난 3월 개발자 컨퍼런스에서 공개한 호퍼 아키텍처(프로세서 작동방식)의 후속 기술로, 엔비디아의 기존 ‘H100’보다 연산 속도가 2.5배 더 빠르다. 젠슨 황 최고경영자(CEO)는 실적 컨퍼런스콜을 통해 “차세대 AI GPU가 더 많은 성장을 이끌 것”이라며 “우리는 다음 성장의 물결을 맞이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차세대 AI칩 출하로 기존 칩에 대한 수요가 줄어들 것이란 우려도 해소했단 평가다. 문준호 삼성증권 연구원은 “시장은 블랙웰 출시에 앞서 일시적인 수요 공백을 우려했지만 엔비디아는 이에 대해 2분기 중에도 호퍼에 대한 수요가 계속 증가하고 있다는 입장”이라며 “올해와 내년 모두 수요가 공급을 초과한다는 전망도 유지했다”고 설명했다.

올해 HBM 시장 점유율 60% 이상 전망…“리레이팅 지속”

‘HBM 시장’의 최대 큰 손인 엔비디아의 견조한 실적과 성장 전망은 핵심 공급망인 SK하이닉스의 성장에 대한 기대로 이어지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엔비디아에 HBM3를 사실상 독점 공급한 데 이어 지난 3월 메모리 업체 중 가장 먼저 HBM3E 8단 제품을 납품하기 시작했다. 이어 HBM3E 12단 제품의 샘플을 이달 중 제공하고 오는 3분기 양산이 가능하도록 준비하고 있다.

SK하이닉스의 주가는 올 들어 41.34% 오르며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고점에 오른 것이 아니냐는 얘기가 나오지만 증권가는 SK하이닉스의 상승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잇따르고 있다. HBM 시장의 주도권을 쥔 SK하이닉스가 AI 산업이 확산하고 HBM 시장의 점유율을 높여 상승 흐름을 이어갈 수 있다는 분석이다.

김형태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SK하이닉스는 AI 수요 확대의 최대 수혜주로 고부가 D램 시장의 경쟁 우위가 장기화하고 있다”며 “올해 HBM 시장에서 60% 이상의 점유율을 차지할 것”이라고 추정했다. 지난해 점유율은 48% 수준이었다.

이민희 BNK투자증권 연구원 역시 “전 세계 AI서버 인프라 투자 사이클이 진행 중인 가운데, 엔비디아 핵심 공급망 업체인 SK하이닉스의 수혜가 지속되며 주가 리레이팅 흐름이 이어질 전망”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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