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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EU 정상 만찬서 “평화·번영 위하여”…EU “한반도 통일 올 것”

박태진 기자I 2023.05.22 22:31:25

‘수교 60주년 기념’ 11년 만에 EU 두 정상 방한 높이 평가
EU상임의장 “가치 공유 파트너” EU집행위원장 “위하여” 건배사
“尹처럼 노래는 못해…尹 재능 부러워” 농담 건네기도

[이데일리 박태진 기자] 윤석열 대통령은 한국을 찾은 샤를 미셸 유럽연합(EU) 상임의장과 우르술라 폰 데어 라이엔 EU 집행위원장과 22일 만찬을 하며 양측의 평화와 번영을 위해 파트너십을 강화하자고 제안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22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샤를 미셸 EU 상임의장 및 우르줄라 폰 데어 라이엔 EU 집행위원장과의 공식 만찬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윤 대통령은 이날 저녁 용산 대통령실에서 만찬사를 통해 미셸 상임의장과 폰 데어 라이엔 집행위원장의 첫 방한을 축하했다고 이도운 대통령실 대변인이 서면 브리핑에서 전했다.

윤 대통령은 두 정상의 모국어를 감안해 프랑스어로 환영을 뜻하는 ‘비앙브뉘!’와 독일어로 환영을 뜻하는 ‘빌코멘!’이라고 인사했다. 미셸 상임의장은 벨기에인으로 프랑스어를 공용어로 쓴다.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은 독일인이다.

윤 대통령은 “오늘 만남이 한국과 유럽연합의 수교 60주년을 기념하고, 11년 만에 두 EU 정상께서 함께 방한한 역사적인 자리”라고 평가하며 “한국과 EU는 그린, 보건, 디지털이라는 새로운 분야를 포함해 협력의 폭과 깊이를 한층 확장해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어 “한국과 유럽연합은 전략적 동반자로서 자유, 인권, 법치의 가치를 공유하고 있다”며 “보편적 가치를 공유하며 두터운 협력 관계를 구축해 온 한국과 EU는 국제사회에서 가장 이상적인 연대 파트너가 되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번 방한을 계기로 한국과 EU 관계가 지난 60년간 쌓아온 성과와 공동의 가치를 바탕으로 새로운 60년을 향해 도약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윤 대통령은 건배사로 “우리의 자유, 평화, 번영을 향한 강력한 연대를 위하여”라고 외쳤다.

미셸 상임의장은 답사에서 “한국과 EU는 지구의 반대편에 있지만 그 어떤 인접국보다도 가깝게 자유, 인권, 법치라는 가치를 공유하는 파트너”라며 “한국전쟁 때 많은 유럽 국가들이 한국에 파병을 했으며, 유럽과 한국은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자유와 민주주의를 수호하기 위한 노력에 그동안 항상 함께해 왔다”고 했다.

그는 “한국이 우크라이나와 유럽을 지지해 준 것을 주목하며 우리가 함께 보여준 연대와 우정을 통해 앞으로 세계가 좀 더 안정적인 환경을 누리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폰 데어 라이엔 위원장은 “그린, 안보, 디지털 파트너십 등 다양한 논의를 했지만 그 근간에는 한-EU FTA가 있다”며 “그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저희가 공통의 가치를 나누는 파트너이며 마음 속 깊이 민주주의와 세계 평화를 수호하고 있는 국가라는 사실”이라고 밝혔다.

그는 “저 역시 동서로 분단되었던 국가(독일)에서 왔기 때문에 분단 국가의 아픔을 잘 알고 있다”며 “한반도에 언젠가는 반드시 평화와 번영의 통일이 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폰 데어 라이엔 위원장은 “대한민국의 통일된 미래와 국민들, 한국과 유럽연합의 굳건하고 오랜 관계를 ‘위하여’”라고 한국말로 건배 제의를 했고, 참석자들 사이에서는 박수가 터져 나왔다.

한편 미셸 상임의장은 윤 대통령인 지난달 미국 국빈만찬에서 ‘아메리칸 파이’를 부른 것을 두고 “저는 대통령님처럼 노래를 잘할 수 있는 재능이 없기 때문에 여기서 노래를 하지 않을 것이니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하지만 솔직히 대통령님께서 갖고 계신 재능이 부럽기도 하다”고 농담을 건네기도 했다.

폰 데어 라이엔 위원장이 “상임의장이 노래를 안 한다고 하니 실망스럽다”며 “오늘 대통령께서 상임의장의 잔을 계속 채워준다면 뒤에 오케스트라도 있는 만큼 우리가 ‘아메리칸 파이’는 아니더라도 ‘벨기에 파이’를 들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하자 좌중에서는 웃음이 나오기도 했다. 이날 만찬은 약 2시간 동안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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