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15일 발표한 ‘8월중 통화 및 유동성’에 따르면 8월 광의의 통화량(M2)은 전년 대비 9.5% 증가해 3100조3734억원(평잔)을 기록했다. 증가율은 전월(10.0%)에 비해 줄었으나 가파른 증가세가 이어지며 시중 유동성이 3100조원을 첫 돌파한 것이다.
M2는 언제든 현금화가 가능한 현금, 요구불예금, 수시입출식 저축성 예금, 머니마켓펀드(MMF), 2년미만 정기 예·적금 등을 포함한 광의의 통화 지표로 쓰인다.
8월 중 M2는 전월보다 9조8000억원(0.3%) 증가했는데 상품별로 보면 수시입출식 저축성예금(8조8000억원), 요구불예금(7조8000억원) 등 결제성 예금이 주로 증가했다. 반면 2년미만 정기예적금(-6조원)은 감소했다.
저금리 환경 탓에 사람들이 예금을 하기보다 현금을 쥐고 있다는 말이다. 곧바로 쓸 수 있는 ‘현금’을 뜻하는 협의통화(M1) 증가율은 전년 대비 24.0%로 2002년 6월(26.4%) 이후 18년 2개월만에 가장 높았다. 석달 연속 20%대 증가세를 기록하고 있다.
이처럼 돈이 돌지 않는 ‘돈맥경화’ 현상이 심화하면서 본원통화 대비 광의의 통화량(M2)을 나타내는 통화승수도 떨어졌다. 8월 통화승수는 14.77배로 역대 최저를 기록했다. 통화승수는 한국은행이 본원통화 1원을 공급했을 때 이의 몇 배에 달하는 통화를 창출하였는가를 나타내주는 지표로 현금 보유 성향이 커지면 통화승수가 감소한다.
경제주체별로 보면 가계 및 비영리단체가 전월 대비 5조3000억원 늘면서 통화량 증가를 주도했다. 반면 기업(-1조6000억원), 기타금융기관(-1조3000억원)은 감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