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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밥그릇 커지자 두개로 쪼개진 방산전시회

김관용 기자I 2024.02.15 16:39:10

지상무기전시회 10년간 공동주최한 육군협회·IDK
행사 커지자 밥그릇 싸움…같은 행사 양쪽서 개최
위상 올라간 K방산에 '찬물'…국방부 나서 중재해야

[이데일리 김관용 기자] 올해 9월 지상무기전시회가 파행 개최될 위기다. 지난 10년간 대한민국방위산업전(DX KOREA)을 공동 주최해 온 대한민국육군협회와 디펜스엑스포(IDK)가 갈라서면서다. 그런데도 양측은 동일한 기간에 비슷한 성격의 전시회를 강행키로 했다. 저마다 자신들의 정당성을 강조하지만, ‘돈벌이’를 놓칠 수 없다는 게 깔려있다.

육군 무기체계 중심의 DX KOREA는 그 시작부터가 항공우주·방위산업전(ADEX)이나 해양방위산업전(MADEX)과 달랐다. 서울 ADEX는 국방부와 공군, 항공우주산업진흥협회 등이 공동운영본부를 꾸려 범정부적 차원으로 개최하고 있다. 부산에서 열리는 MADEX의 경우에도 해군·해병대와 지방자치단체가 주도한다.

그러나 DX KOREA는 전시회 영리법인인 IDK가 육군 예비역 단체인 육군협회와 손잡고 만든 행사다. 다섯 번의 행사를 거치면서 규모가 커지자 입장료와 부스 임대료 등 수익 배분을 두고 갈등이 생겼다. 이 과정에서 IDK는 단독으로 ‘DX KOREA’에 대한 상표권을 등록했다. 육군협회가 ‘KADEX’란 이름으로 새로운 행사를 개최하는 이유다.

국방부는 육군협회의 KADEX 손을 들어줬다. 육군본부도 이 행사를 공식 후원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DX KOREA는 병력과 장비뿐만 아니라 화력시범 지원도 받기 어려워졌다. 하지만 상당수 방산업체들은 DX KOREA를 선택해야 한다. 선호하는 부스 자리 선점과 임대료 할인을 위해 지난 행사 직후 미리 돈을 내놨기 때문이다.

게다가 두 행사 전후로 K-방산 주요 마케팅 지역인 폴란드·호주·필리핀·미국 등에서 대규모 전시회가 열린다. 여기도 가야 하는 방산기업들은 조속한 갈등 봉합을 바란다. 해외 바이어들이 이들에게 ‘어느 행사에 가야 하느냐’ 묻는다고 한다. 국제적 망신이다. 두 행사 모두 조직위원장이 육군사관학교 출신 예비역 장성이다. 주무부처 수장인 신원식 국방부 장관이 나서 이들 ‘선배님들’을 중재해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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