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7일 정부세종청사에서 기자들을 만나 “세수 추계 오차가 과도하게 난 것에 대해 엄중하게 생각한다”며 “큰 틀에서 4가지 변화 조치를 강구중”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작년 본예산 편성 이후 2차 추경 당시와 11월에 두 차례 세수 추계를 수정하고도, 지난해 총 세수 실적치는 11월 전망치인 19조원을 훌쩍 뛰어넘는 최소 27조원 이상 규모가 될 것으로 전망되는 상황이다. 본예산과 비교하면 세수 추계 오차율은 20%대로 역대 최고 수준이다. 세수 추계를 100% 정확하게 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지만 통상 용인 가능하다고 여겨지는 3% 수준을 훌쩍 뛰어넘는 오차율에 폐쇄적으로 운영되는 세수 추계 과정의 투명성을 높여야 한다는 전문가들의 지적이 잇따랐다.
정부는 우선 1분기 중 세수 추계 모형을 재점검해 보완한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세제실 인력 운영을 보다 개방적으로 개선한단 방침이다. 세제 업무는 전문성이 중요해 기재부 내 다른 실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인력 운영이 폐쇄적으로 이뤄져왔다. 홍 부총리는 이번 인사에서부터 세제실의 다른 실국과의 인사 교류를 대폭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홍 부총리는 “세제가 전문적이고 복잡하다 보니 대개 사무관때 세제 업무를 담당했던 사람이 과장이 되고 국장이 되면서 다른 실국에 비해 칸막이가 높았다”며 “다양한 의견 수렴이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교류를 크게 해도 전문성 훼손없이 작동할 수 있는 만큼 인사교류를 대폭 늘릴 것”이라고 말했다.
세제실의 의사결정 시스템도 보완한다. 예산심의회와 같이 예산실장과 국장, 핵심 과장 등이 참여하는 조세심의회를 만들어 세수 추계나 세제 개편 작업 등에 있어 의사결정이 보다 합의적인 방식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보완한단 계획이다. 홍 부총리는 “현재 세수 예측을 조세총괄국에서 대개 하는데, 각 국에서 세제 운용을 하면서 세수 예측에 대해 얻는 인사이트가 있을 것”이라며 “현재도 회의 등을 통해 의견수렴이 되겠지만 그걸 제도화해서 합의 절차를 거치도록 하는게 훨씬 효과적일 것이란 판단”이라고 말했다.
세제실은 세수 추계와 세제 운영에 있어 자체 성과평가 지표도 운영하게 된다. 우선 세수 추계와 관련해 10년치 정도의 추계치와 실적치를 바탕으로 회귀선 모형을 만들어 오차 수준을 계량적으로 평가한다. 평가 결과 오차가 기준을 초과할 경우 그같은 원인을 규명하고 대책을 마련하는데 있어 태스크포스(TF)팀을 만들어 대응한단 계획이다. 또 세제운용에 있어 조세형평을 어느 정도 충족했는지를 A부터 E까지 다섯가지 등급으로 나눈 정성평가도 병행한다.
홍 부총리는 “이같은 평가 지표로 누구에게 패널티를 주고, 인센티브를 주려는 차원이 아닌 세제실 차원의 조기경보 시스템으로 활용하려는 것”이라며 “오차 범위가 기준을 넘어서거나 C 이하의 등급을 맞으면 왜 그렇게 됐는지 진단하고 무엇을 고쳐야할지 진단하자는 차원”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이번 세제실 개편안이 세수 추계 오차에 대한 책임지우기 차원이 아리나는 점을 강조했다. 홍 부총리는 “세제실에 모든 책임이 있다는 게 아니고 담당 조직이기 때문에 자기진단을 하고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하겠다는 의미”라며 “총체적인 책임은 장관이 져야 한다는 것을 부인하지 않으며 세수 오차를 최소하하는 방안을 마련해 이행해 나가는게 도리라는 차원에서 검토 작업을 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