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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 안팎에선 전세 가격 폭등을 점치고 있다. 오는 8월 세입자에게 임차료 상승폭을 5%로 제한하는 계약갱신청구권의 골자인 임대차 3법 시행 만 2년이 도래한 탓이다. 이 때문에 신규계약을 해야 하는 세입자들은 집주인들이 ‘시세’ 대로 요구할 전세가격에 계약서를 써야하는 처지에 놓였다.
전세매물의 감소도 이 같은 전망에 힘을 싣는다. 부동산 빅데이터업체 아실(아파트실거래가)에 따르면 서울의 전세 매물은 최근 들어 급격히 감소 중이다. 서울 전세매물(4월 6일 기준)은 2만6693건으로 10일 전인 지난달 27일(3만265건)보다 11.9% 감소했다.
매매로 넘어가려는 세입자들의 수요를 만족시킬 만큼의 입주물량도 부족하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올해 서울 아파트 입주 물량은 지난해보다 35.7%(1만1427가구) 줄어든 2만520가구로 예상된다. 이는 2020년(4만9478가구)의 41%의 수준이다.
시장에선 벌써부터 최고가 소식이 들려오고 있다. 지난달 5일에는 성동구 성수동1가 갤러리아포레 전용 271.2㎡가 75억원(44층)에 전세 계약을 체결해 전셋값 사상 최고가를 새로 썼다. 이전 최고가인 작년 2월 19일 강남구 청담동 브르넨청담 전용 219.96㎡의 전세 보증금 71억원(5층)보다 4억원 높은 금액이다.
성동구의 A공인중개소 대표는 “집주인들이 전세를 피하려는 경향이 커 신규계약은 대부분 반전세나 월세로 내놓고 있다”며 “전세의 경우 대부분 재계약 물건이고 집주인과의 협의가 필요하지만, 설득이 쉽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굳게 닫혔던 은행들의 대출 문이 다시 열리면서 신규 계약금 상향을 뒷받침 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국민은행은 지난 5일부터 다음달 1일까지 KB전세금안심대출 상품 금리를 0.55%포인트, KB주택전세자금대출 금리는 0.25%포인트 내린다. 우리은행은 올 5월 말까지 전세대출 금리를 0.2% 포인트 추가로 깎아준다. 카카오뱅크도 최근 중신용자 대상 전·월세 대출 금리는 0.2%포인트 인하했다.
고준석 제이에듀투자자문 대표는 “갱신청구권을 사용한 임대차 만기 물량들이 7월에 다수 돌아오면 4월 말부터 시장이 불안해 질 수 있다”며 “신규입주 물량도 적고 보유세 전가까지 겹쳐 월세로 돌리는 탓에 전세 공급 물량이 매우 적은 상황이어서 전세시장 압력은 더욱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