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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제국주의 맞서 싸우자" 푸틴 "北 위성 개발 돕겠다"

이명철 기자I 2023.09.13 19:26:47

북·러 정상회담 열려, 2019년 이후 4년 5개월만
김정은 “러시아 결정 지지, 제국주의 맞서 싸워야”
푸틴 “경제·한반도 정세 논의…北 위성개발 도울 것”

[이데일리 이명철 기자] 국제사회로부터 제재를 받고 있는 북한과 러시아 정상이 13일(현지시간) 4년 5개월 만에 다시 만났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서방국을 ‘악’으로 지칭하며 제국주의에 함께 맞설 것을 다짐했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북한의 위성개발을 돕겠다며 기술 협력을 시사했다. 양 정상은 이번 회담에서 국제사회가 우려하고 있는 무기 거래에 대해서도 합의를 이룬 것으로 관측된다.

김정은(왼쪽) 북한 국무위원장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3일 러시아 보스토치니 우주기지에서 만나 인사하고 있다. (사진=AFP)


외신 보도를 종합하면 김 위원장과 푸틴 대통령은 이날 오후 러시아 보스토치니 우주기지에 만나 정상회담을 가졌다. 푸틴 대통령은 김 위원장이 도착하자 “초대에 응해줘 감사하다”고 전하며 “우리는 경제 협력 문제와 인도주의적 문제, 한반도 정세에 대해 이야기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이번 만남이 양국 관계를 새로운 차원으로 끌어 올릴 단계가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답했다. 푸틴 대통령은 김위원장에게 보스토치니 우주기지 시설을 직접 소개하며 군사협력 의지를 드러냈다.

이후 이어진 정상회담에서 김 위원장은 “우리는 푸틴 대통령과 러시아 지도부의 결정을 항상 지지하고 제국주의에 맞서 싸우고 주권 국가 건설을 위해 함께하기를 희망한다”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정상회담 후 만찬장에서는 “우리는 러시아 군대와 국민이 악에 맞서 승리할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국제사회의 강력한 제재를 받는 상황에서 김 위원장의 발언은 러시아에 북한이 무기를 지원할 수 있을 시사하는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러시아 또한 북한 지원을 약속했다.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가 북한의 인공위성 개발을 도울지 묻는 질문에 “그래서 우리가 여기(우주기지)에 온 것”이라며 “김 위원장은 로켓 기술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고 우주 개발도 노력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번 정상회담은 별도의 합의문 서명이나 공동선언 없이 기자회견도 생략했다. 다만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이번 회담을 두고 “중요하고 실질적이었다”며 “북한이 항공과 운송 분야에서 러시아와 협력하는 데 관심이 있었다”고 전했다.

이번 정상회담으로 미국을 중심으로 한 서방과 대척점에 선 북·러가 협력을 공고히 하면서 신냉전 체제가 발발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번 회담이 새로운 시대의 시작을 알린다”며 신냉전 구도가 굳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북-러 정상회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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