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현지시간) 일본 경제매체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중국 문화관광성 데이터를 인용, 중국 내 주요 관광지를 찾는 방문객 수는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오히려 웃돌고 있지만, 여행객들의 소비지출액은 20% 이상 줄었다고 보도했다.
이날 나온 문화관광성 데이터에 따르면 중국 주요 관광지 여행객 수는 올 들어 연인원 2억3000만명으로 지난 2019년 같은 시기에 비해 3.2%나 오히려 늘어났지만, 1인당 소비지출액은 같은 기간에 비해 25%나 감소했다. 실제 이달 12일부터 14일까지 사흘 간의 중국 단오절 연휴에도 여행객 수는 2년 전과 같은 수준으로 회복한 반면 1인당 여행객의 소비지출은 2019년에 비해 20% 줄었다.
앞선 올 2월 춘절 연휴의 경우 새롭게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오기 시작한 탓에 중국 당국이 귀성이나 여행을 자제하라는 당부를 했고, 그로 인해 여행객 수와 관광지에서의 지출액이 각각 25%, 21%씩 줄었다.
그러다 4월 청명절이 되자 여행객 수는 2년 전에 비해 5% 정도만 줄어드는 완연한 회복세를 보였지만, 소비지출액은 무려 41%나 급감했고, 5월 노동절 연휴에는 여행객 수가 2년 전에 비해 오히려 3%나 늘었는데도 소비지출액은 23% 감소했다.
이를 두고 중국 홍탑증권은 “아직도 관광지에서의 상품 판매 등이 부진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코로나19로 인한 불확실성이 여전하다고 판단한 중국 소비자들이 아직도 호주머니를 충분히 열지 않고 있다는 분석이다. 중국 인민은행이 1~3월 중 중국 예금자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도 “앞으로 소비에 쓰는 돈을 늘리겠다”고 응답한 사람은 22.3%에 불과했다. 이는 2019년의 26~28%에 비해 낮아진 수치다. 작년 초 코로나19가 가장 만연했던 시기에도 이 비율은 22~23% 정도였다.
경기는 충분히 살아나고 있지만, 상대적으로 소비성향이 더 높은 젊은 층을 중심으로 한 고용이나 소득 회복이 상대적으로 더딘 탓이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 중국에선 ‘탕핑족’이라는 신조어까지 등장하고 있다. 탕핑은 `바닥에 등을 깔고 누워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는 뜻으로, 일하지도 않고 집을 소유하지도 않고 결혼과 양육 책임에서도 벗어나 최소한의 생계비로 근근하게 삶을 유지하고자 하는 경향을 가진 젊은이들을 일컫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