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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 공들이는 中, 14년 사이 무역규모 20배 ‘쑥’

김인경 기자I 2017.06.14 15:46:27

교역 늘리고 평화유지군 보내고…매해 최고지도부도 순방
자원 얻는데다 일대일로 프로젝트 기지 삼아…‘신식민지’ 지적도

아프리카의 대중·대미 무역 규모(단위:10억달러, 출처:FT, IMF)
[이데일리 김인경 기자] 중국이 아프리카에 집중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유럽과 미국 등 서방국가들이 테러와 이민자 문제로 아프리카와 거리를 두는 가운데 중국은 적극적인 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13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즈(FT)는 지난 2014년 아프리카와 중국의 무역 규모가 2200억달러를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2000년 100억달러에서 20배 이상 증가한 것이다. 아프리카가 해외 각지로부터 차관받은 금액 중 6분의 1이 중국의 몫인 것으로 나타났다.

아프리카에 내전과 분쟁이 잦은 만큼 평화 유지에도 힘을 쓰고 있다. 중국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5개 상임이사국(미국, 영국, 프랑스, 러시아, 중국) 중에서도 가장 많은 2000명이 넘는 병력을 콩고와 리베리아, 말리, 수단 등에 파견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중국 최고지도부는 적어도 매년 한 차례씩 아프리카에 순방을 가고 있다. 시진핑 국가 주석은 2013년 취임 직후 첫 해외 순방지를 아프리카로 선택할 정도였다.

중국이 이처럼 아프리카에 ‘공’을 들이는 것은 천연자원 때문이다. 아프리카에는 석유나 구리, 우라늄 등 막대한 자원이 도처에 있다. 중국 기업들은 최근 콩고에서 광산을 사들여 전기차용 배터리에 필요한 코발트를 확보하고 하기도 했다.

그러나 중국이 원자재만을 위해 아프리카에 정성을 쏟는 것은 아니다. 실제로 중국이 가장 주목하는 아프리카 국가는 아프리카 내 자원 보유량이 비교적 적은 ‘에티오피아’다. 중국은 21세기 들어 에티오피아에 무려 123억달러를 지원하며 댐 건설과 도로·철도 준공을 했다. 에디오피아는 지리적으로 아프리카에서 중국, 중남미, 유럽으로 나갈 수 있는 관문이기 때문이다.

이처럼 중국은 아프리카를 바탕으로 ‘일대일로 프로젝트’를 펼치려 하고 있다. ‘일대일로 프로젝트’는 아시아와 아프리카, 유럽의 육·해상을 잇는 사업이다. 그런데 동남아시아는 남중국해 문제로 갈등을 빚고 있고 서유럽은 중국의 정치체제에 이질감을 느끼는 만큼, 중국은 아프리카와 동유럽을 아군으로 만들기 위해 더더욱 공을 들이게 된 것.

이 같은 노력은 아프리카에서 이미 효과를 나타내고 있다. 여론조사업체인 아프로바로미터가 2016년 아프리카 36개 국가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63%가 중국에 대해 긍정적이라고 답했다. 아프리카의 이상적인 개발 모델을 묻는 질문에도 ‘중국’을 든 사람이 24%로 나타났다.

다만 중국의 영향력 확대를 불안해하는 목소리도 있다. 지금 중국이 지원하고 있는 대규모 차관이 결국은 아프리카 정부들이 되갚아야 할 빚이라는 것. 19~20세기 서구 국가들이 했던 식민주의적 행위와 마찬가지라는 설명이다. 게다가 중국 기업들이 현지인들을 거의 고용하지 않으며 환경에도 전혀 신경을 쓰지 않는다는 불평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중국이 아프리카에 제공하는 각종 인프라 사업은 아프리카가 도약하는 데 필수인 만큼 당분간 이들의 밀월은 계속될 전망이다. 제프리 삭스 콜럼비아 대학 지구연구서장은 “중국은 이미 댐, 항구, 공항, 거대 프로젝트를 완료해봤기 때문에 다루는 방법을 잘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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