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업계, 설 선물세트에 친환경 상품·포장재 본격 도입
롯데백화점, 업계 최초 수산물 ''무항생제 장어'' 등 선봬
신세계백화점, 전체 선물세트 85%를 친환경 패키지로
가치소비 증가와 ESG 경영 맞물려…"선택 아닌 필수"
[이데일리 정병묵 기자] 올해 설날을 앞두고 유통가가 친환경 상품과 포장에 공을 들이고 있다. ‘가치소비’ 선호 추세가 점점 늘고 기업들이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을 강화하면서 올해 설 선물세트가 유통업체들의 ‘친환경 경쟁’ 한 마당이 되고 있다.
5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백화점은 이번 설 선물세트에 친환경 인증 식품을 확대해 도입했다. 실제 안전한 수산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올바른 생산과정을 거친 제품임을 증명하는 수산물 인증이 보편화하는 추세다. 롯데백화점은 ‘동원 MSC 인증 참치 혼합 기프트’, ‘ASC 활전복 GIIFT 감(坎)’, ‘장수천 무항생제 장어 기프트’ 등 인증 선물 세트를 확보해 상품 신뢰를 높였다.
| 롯데백화점 친환경 설 선물세트(사진=롯데백화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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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일반 한우보다 탄소 배출량이 65% 적은 ‘저탄소 한우 선물 세트’를 선보였다. 저탄소 한우는 유전체 정보 빅데이터 기반 ‘탄소발자국’을 추척해 개발한 소고기다. 수많은 소의 DNA 정보를 바탕으로 소가 호흡 등을 통해 발생시킨 탄소의 양, 앞으로 배출할 탄소의 양을 추적, 예측해 육류 소비에 따른 탄소 배출을 줄인 제품이다.
업계가 가장 공을 들이는 것은 플라스틱 사용을 줄인 친환경 포장재다.
신세계(004170)백화점은 전체 선물세트의 85%를 친환경 패키지로 개선해 ‘제로웨이스트’ 명절에 도전한다. 신세계는 자연 생분해 되는 사탕수수 100% 햄퍼 박스를 올 설 본 판매부터 새롭게 선보인다. 와인부터 신선, 가공식품까지 모든 상품을 고객이 취향껏 포장할 수 있다. 햄퍼 박스 외에도 종이와 마 소재로 제작한 과일 바구니, 무코팅 재생 용지로 만든 과일 박스, 업사이클링 보랭백 등이 있다.
| CJ제일제당 라벨 없는 ‘스팸’ 선물세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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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제일제당(097950)은 비닐 라벨을 없앤 ‘스팸 라벨프리 선물세트’와 플라스틱 트레이를 사용하지 않은 ‘CJ 명가김 선물세트’를 내놓았다. 모든 포장재를 종이로 만들어 손쉽게 재활용하도록 했다. 또 모든 선물세트에서 스팸 플라스틱 캡을 제거해 플라스틱 사용량을 최소화했다.
대상(001680) 청정원은 기존 선물세트 쇼핑백에 사용하던 부직포 소재를 종이로 전량 대체해 ‘플라스틱 제로’ 쇼핑백을 제작했다. ‘팜고급유 선물세트’, ‘고급유 선물세트’는 지함 내부의 받침(트레이)도 기존 플라스틱 소재를 종이로 제작해 분리 배출을 손쉽게 했다. 종이는 국제산림관리협의회(FSC) 인증 원단으로 만들었다.
특히 최근 기업들 사이에선 친환경 포장재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돼 가는 추세다.
오뚜기(007310)는 잉크 사용량을 최소화한 ‘플렉소’ 인쇄설비로 제조한 친환경 포장재를 최근 라면 제품에 적용했다. 그간
오리온(271560) 등 제과업계에서 이 방식을 활용한 적은 있지만 라면에 적용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 한진 친환경 소재 완충재 ‘그린 와플’. (사진= 한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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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002320)은 지난달 각종 환경에도 택배박스 안 제품의 손상 없이 안전하게 패키징이 가능한 친환경 소재 완충재 ‘그린와플’을 공개했다. 비닐 필름 대신 100% 재활용이 가능한 친환경 종이로 제작되었고 별도의 테이프를 사용하지 않고 조립만으로 포장이 가능한 간편한 기능을 구현했다. 택배박스 안에서 상품이 흔들리지 않도록 안정감 있게 고정시켜주는 벌집 모양으로 디자인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안전한 생산 과정을 거친 농·수·축산물을 찾는 고객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며 “특히 지난해 유통업계의 ESG 경영이 상당 부분 정착한 상황에서 올해 설은 친환경 선물세트로 본격 경쟁을 펼치는 원년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