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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아연 ‘장씨 vs 최씨’, 극단적 갈등은 피했다

김성진 기자I 2024.02.20 17:31:45

내달 19일 주주총회 개최
장형진 기타비상무이사 재선임 안건 상정
양측 지분율 막상막하, 표대결 장담 못 해

[이데일리 김성진 기자] 고려아연 경영권을 놓고 지분 경쟁을 벌이는 장형진 영풍그룹 고문 집안과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집안이 서로 극단적인 갈등은 피했다. 고려아연 이사회가 올해 기타비상무이사 임기 만료를 앞둔 장 고문을 재선임하기로 결정하면서다. 양측은 경쟁적으로 지분 확대에 열을 올리면서도 정면충돌은 미루는 상황이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고려아연은 내달 19일 주주총회를 개최하고 장 고문의 기타비상무이사 재선임 안건을 상정할 예정이다. 장 고문은 현재 고려아연에서만 30년 넘게 재직 중으로 만약 올해도 연임에 성공할 경우 기타비상무이사로 7연임을 하게 된다. 양 가문은 75년 동안 동업 경영을 해오며 이사회도 일부 공동으로 구성하고 있다.

(왼쪽)장형진 영풍그룹 고문, (왼쪽)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사진=각사.)
당초 업계에서는 고려아연 이사회가 장 고문을 배제할 거란 관측도 나왔다. 최씨 가문이 고려아연 지분을 대폭 늘리며 현재 장씨 가문과 비슷한 수준의 지분율을 확보했기 때문이다. 불과 2년 전까지만 해도 장씨 가문이 최씨 가문에 지분율 10% 이상 앞섰지만, 최씨 가문의 공격적인 지분 매입과 백기사 포섭으로 양측 지분율은 현재 비슷한 수준으로 파악된다. 공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최씨 가문이 약 33%, 정씨 가문이 32% 수준의 지분을 가진 것으로 추정된다.

만약 장 고문의 재선임 안건이 상정되지 않았을 경우 최윤범 회장의 재선임 여부를 놓고 양측 가문의 표대결이 펼쳐졌을 가능성이 컸다. 최 회장 역시 오는 3월 회장 임기가 만료되기 때문이다. 다만 최씨 가문 입장에서는 실제 표대결이 펼쳐질 경우 승리를 장담하기는 어려운 상황이긴 하다. 양측의 지분율이 엇비슷한 데다 지분 8.48%를 보유한 국민연금이 누구의 손을 들어줄지 알 수 없다. 게다가 외국인 투자자들의 표심을 얼마나 확보할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장씨 가문의 지속적인 고려아연 지분 매입도 부담이다. 장 고문의 자녀들이 소유한 씨케이는 고려아연 지난해 12월 고려아연 주식 2만4367주를 시장에서 사들이며 지배력 확대의 끈을 놓지 않았다. 최씨 가문이 표대결에서 확실한 우위를 장담하기는 어려운 셈이다.

한편 고려아연은 내달 주총에서 김우주 현대자동차 기획조정 1실장을 이사회에 포함시키는 안건도 상정한다. 양사는 현대차그룹이 고려아연 지분 5%를 사들이며 니켈 공급망 협력 관계를 구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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