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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적이나 이런 짓 한다” 필리핀군, 칼 휘두르는 중국 해경 영상 공개

김혜선 기자I 2024.06.20 20:55:15
[이데일리 김혜선 기자] 최근 중국과 필리핀 선박이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 해역에서 무력 충돌한 가운데 필리핀군이 중국 해안경비대가 흉기를 휘두르며 자국 선원들을 공격하는 영상을 공개했다. 당초 중국 측에서는 “절제된 방식”으로 대응했다고 공식 발표했지만, 영상 속에서는 중국 해경이 무장하지 않은 필리핀군을 공격하는 모습이 담겨 있어 논란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필리핀군을 향해 흉기를 휘두르는 중국 해경의 모습. (사진=필리핀군 엑스 캡처)
20일 필리핀군은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중국 해경이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 해역인 세컨드토머스 암초 일대에서 필리핀 해군의 보급 임무를 방해했다며 관련 동영상을 공개했다. 이 지역의 중국명은 런아이자오이며, 필리핀에서는 아융인이라고 부른다.

그동안 필리핀군은 지난 1999년 좌초한 군함 ‘시에라마드레’를 지킨다는 명분으로 이 지역에 병력을 상주시키며 정기적으로 보급품을 전달해왔다. 그러나 중국은 이에 반발해 필리핀 보급선을 차단하거나 물대포를 쏘는 등 필리핀과 물리적인 충돌을 벌여왔다.

필리핀군이 공개한 영상 속에는 중국 해경이 필리핀군을 향해 소리를 지르며 도끼, 칼, 곡괭이 등을 휘두르는 모습이 담겼다. 필리핀군은 무기를 들고 있지 않은 상태였다. 필리핀군은 중국 해경이 필리핀 고무보트에 칼 등 뾰족한 도구를 사용해 구멍을 내고, 불법 승선해 분해된 소총 7정을 약탈해갔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밖에 중국 해경은 필리핀군의 모터, 통신 및 항법 장비를 파괴하고 휴대폰 등 개인 물품을 탈취했다고 전했다.

필리핀군을 향해 흉기를 휘두르는 중국 해경의 모습. (사진=필리핀군 엑스 캡처)
또 이번 중국 해경의 공격으로 필리핀군의 오른쪽 엄지손가락이 절단됐다며 “해적만이 이런 일을 한다. 오직 해적만이 배를 약탈하고 파괴 시킨다”고 비판했다. 또 필리핀군은 중국 해경이 최루탄을 배치하고 조명으로 ‘눈을 멀게’하고 사이렌을 울리는 등 공격했다고도 전했다.

그러나 중국 측에서는 이러한 필리핀 측 주장이 ‘사실 왜곡’이라는 입장이다. 린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20일 정례브리핑에서 “필리핀의 주장은 고의로 사실을 왜곡하고 있으며 자기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오히려 남을 비난하는 것”이라며 “필리핀 선박은 건축 자재를 싣고 다니면서 무기를 밀반입하고 중국 선박을 고의로 들이받았고 중국 단속 요원들에게 물을 뿌렸다. 관련 행동은 해상에서의 긴장을 악화시키고 중국인과 선박의 안전을 심각하게 위협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런아이자오는 중국 난사군도(스프래틀리 군도) 일부이자 중국의 영토”라며 “중국은 법에 따라 주권을 수호하기 위해 필요한 조치를 취하고 전문적이고 절제된 방식으로 대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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