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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렌탈, 중고차 업계와 상생안 마련 개시…사업 연내 진출 '청신호'

송승현 기자I 2022.11.21 15:33:49

중고차 업계 신청한 '사업조정' 대신 '자율조정'하기로 합의
점유율·매물 매입 제한 쟁점…현대차·기아 사업 전 '선점효과' 기대

[이데일리 송승현 기자] 중고자동차업계의 사업조정 신청으로 교착상태에 빠졌던 롯데렌탈(089860)의 중고차 사업 연내 개시에 청신호가 켜졌다. 양측이 사업조정 대신 상생안 마련을 통한 자율조정으로 협의의 물꼬를 튼 영향이다. 롯데렌탈의 중고차사업이 내년 1월부터 개시되는 현대자동차(005380)의 시범사업 전에 실시돼 선점효과를 누릴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롯데렌탈이 일반 소비자를 대상으로 계획하고 있는 인증중고차 플랫폼 사업에 대한 예시 이미지. (사진=롯데렌탈 제공)
롯데렌탈-중고차업계, 자율조정 합의

2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롯데렌탈과 중고차업계(한국자동차매매사업조합연합회·전국자동차매매사업조합연합회)는 최근 중고차 사업과 관련한 ‘자율조정’에 합의했다. 앞서 중고차업계는 지난해 6월 롯데렌탈이 일반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중고차시장 진출을 공식화하자 중소벤처기업부에 사업조정을 신청했다. 사업조정이란 정부가 대기업에 일정 기간 사업 인수·개시·확장을 연기하거나 품목·시설·수량 등을 축소하도록 권고하는 제도다.

애초 롯데렌탈은 롯데렌터카의 계약 만료 차량을 인증중고차 형태로 판매하는 사업 개시를 연내 계획했지만 사업조정으로 진출 시기가 늦춰지고 있었다. 실제 중고차 사업을 선언한 현대차 역시 업계의 사업조정 신청으로 진출 시기가 1년 늦춰지기도 했다. 하지만 롯데렌탈이 중고차업계와 만나 자율조정을 통한 상생안 마련으로 의견을 좁히면서 연내 진출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만일 양측이 자율조정을 통한 상생안 마련에 성공하면 사업조정은 자동으로 폐기되고 롯데렌탈은 즉시 중고차시장에 진출할 수 있다.

상생안에는 현대차와 마찬가지로 시장점유율 제한과 중고차 매물 매입 범위가 핵심 의제로 다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 중 중고차업계는 중고차 매물 매입에 대한 상생안을 요구할 가능성이 높다. 앞서 중고차업계와 현대차는 매물 매입과 관련한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끝내 상생안 마련에 실패한 전례가 있다. 특히 롯데렌탈은 지난해 매물 출품대수만 5만 1000여대에 이르는 국내 최대 중고차 경매장인 롯데오토옥션을 보유하고 있다. 중고차 매입 단계에서 시장 우위를 가질 수 있는 대목이다.

중고차업계에서는 현대차와 기아가 시장에 뛰어들면서 이른바 알짜 매물이 줄어들 것으로 예측되는 상황인 만큼 롯데렌탈마저 경쟁에 참여한다면 매물 확보에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염려하고 있다.

중고차업계 관계자는 “중고차시장에서는 5년 이하의 연식 또는 10만km를 질 좋은 알짜매물로 보는데 법인 렌트 차량의 경우 질좋은 매물로 알려져 있다”며 “롯데렌탈이 사업에 뛰어들면 이런 종류의 질 좋은 차량들이 모두 인증중고차 형태로 팔릴 게 분명하다”고 말했다.

롯데렌탈, 2025년 중고차시장 점유율 10% 목표

롯데렌탈은 중고차업계와의 빠른 상생안 마련으로 연내 중고차 사업을 실시하겠다는 계획이다. 롯데렌탈은 미래 먹거리 사업으로 중고차 사업을 낙점하고 2025년까지 시장 점유율 10%를 차지하겠다는 청사진을 밝혔다. 이를 위해 롯데렌탈은 중고차 온라인 플랫폼을 만들고 오토옥션 경매장이 위치한 안성에 쇼룸과 시승, 정비 체험 등이 가능한 멀티플렉스 매장도 선보일 예정이다.

롯데렌탈이 ‘연내 진출’에 주력하는 건 점유율 확대를 위해 최대 난관인 현대차와 기아(000270)를 넘어서야하기 때문이다. 이들은 사업 권고에 따라 내년 1월 중고차 시범 사업을 통해 5월 본격적인 진출을 한다. 이들이 완성차 판매 80% 이상이라는 점유율이라는 우위가 있는 만큼 롯데렌탈 입장에서는 빠른 중고차 사업 진출로 ‘선점효과’를 누려야 하는 상황이다. 롯데렌탈 관계자는 “중고차 진출을 위해 업계와 협의 중에 있다”며 “빠른 시일 내에 사업을 시작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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