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국배 기자]전 세계 초대형(Hyperscale) 데이터센터가 지난해 기준 600개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 등 디지털 서비스가 지속적으로 성장하는 데 따른 결과로 해석된다.
흔히 ‘서버 호텔’이라 불리는 데이터센터는 기업용 서버들을 모아둔 물리적 공간이다. 보통 초대형 데이터센터의 경우 최소 10만대 이상의 서버를 보유한 곳을 말한다.
19일 미국 시장조사업체 시너지리서치그룹에 따르면 주요 클라우드 및 인터넷 서비스 회사 20곳이 보유한 전 세계 초대형 데이터센터의 수는 작년 기준 597개로 증가했다. 5년 전인 2015년에 비해 2배 이상 늘어난 것이다.
지역별로 보면 초대형 데이터센터가 가장 많이 포진한 곳은 미국이었다. 데이터센터의 40% 가량이 미국(39%)에 위치했다. 다음은 중국(10%), 일본(6%), 독일, 영국, 호주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최근 1년간 가장 많이 데이터센터를 늘린 기업은 아마존과 구글로 조사됐다. 오라클, 마이크로소프트(MS), 알리바바, 페이스북 등도 활발히 데이터센터를 늘렸다. 아마존, MS, 구글 등 이른바 클라우드 ‘빅3’ 기업들이 가장 광범위한 지역에 걸쳐 데이터센터를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세 회사가 가진 데이터센터가 전체의 절반이 넘는다.
실제로 지난해 3분기까지 아마존, 구글 등 초대형 데이터센터를 운영하는 20개 기업의 자본 지출은 990억 달러(약 108조원)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보다 16% 증가한 수치로, 대부분의 지출은 데이터센터 구축·확장에 쓰였다.
데이터센터가 늘어나는 건 클라우드 서비스 수요 증가 등에 기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사태가 터진 뒤 원격근무 등이 확산된 영향이 컸다. 클라우드 인프라 뿐 아니라 이를 기반으로 서비스되는 협업툴 등의 사용량이 급증했기 때문이다.
존 딘스데일 시너지리서치그룹 수석 애널리스트는 “지난 8분기 동안 111개의 새로운 초대형 데이터센터가 문을 열었으며, 그중 52개가 지난해 가동됐다”며 “이는 클라우드 컴퓨팅, SaaS, 전자상거래, 게임 및 비디오 서비스 등 디지털 서비스의 지속적인 성장을 입증한다”고 분석했다.
클라우드 시장이 성장하면서 국내 기업들도 데이터센터를 늘리고 있다. 한국IDC는 올해 국내 퍼블릭 클라우드 시장 규모가 1조9천60억원을 기록한 뒤 내년에는 2조3천30억원으로 2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내다본다. 오는 2024년에는 3조1천450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이런 가운데 네이버는 내년 완공을 목표로 세종시에 두 번째 데이터센터를 짓고 있으며, 카카오도 오는 6월 경기도 안산시에 데이터센터를 착공할 예정이다. NHN도 경상남도 김해에 추가 데이터센터 건립을 추진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