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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최고 지도부 윤곽 잡혔나…"전인대 위원장에 왕후닝 내정"(종합)

신정은 기자I 2022.10.19 16:51:52

상무위원, 시진핑 제외 6인 중 4명 교체될수도
SCMP, 왕후닝 서열 5위→3위 변동 가능성
차기 총리에 習비서 출신 리창 당서기 유력
미국·호주·영국·한국 등에서 시진핑 반대 벽보

[베이징=이데일리 신정은 특파원] 중국 공산당 20차 전국대표대회(당 대회) 폐막식(22일)을 앞두고 최고 지도층인 상무위원의 윤곽이 조금씩 드러나고 있다. 시진핑 국가주석이 3번째 임기를 시작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상무위원도 자신의 측근으로 대거 물갈이할 것으로 보인다. 시 주석은 공산당 내부를 장악하긴 했지만 민심이 흔들리고 있고 대만해협을 놓고서 미중 간 갈등도 이어지고 있다.

◇왕후닝 전인대 위원장 내정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중국 국가 권력 서열 5위로 상무위원 중 한 명인 왕후닝 중국 공산당 중앙서기처 서기가 서열 3위인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상무위원장에 지명될 예정이라고 19일 보도했다. 리잔수 전인대 상무위원의 뒤를 잇게 되는 것이다. 왕 서기는 학자 출신으로 2017년 중국 최고 지도부에 오르기 전까지 중국 공산당 싱크탱크인 중앙정책 연구실의 책임자인 주임을 맡았다.

현재 중앙정치국 상무위원. (아래줄 왼쪽부터, 서열순) 시진핑 공산당 총서기(국가 주석 겸 중앙군사위원회 주석), 리커창 국무원 총리, 리잔수 전인대 상무위원장, 왕양 정협 주석, 왕후닝 공산당 중앙서기처 서기, 자오러지 중앙기율검사위원회 서기, 한정 국무원 부총리다. 이중 리잔수, 한정(초록색)은 물러나고 리커창(보라색)은 총리직을 내려놓을 것으로 보인다.
중국 공산당 최고위 간부는 당 대회가 열리는 해를 기준으로 67세까지는 계속 기용될 수 있고, 68세부터는 공직에서 물러나야 한다는 ‘칠상팔하’(七上八下)라는 암묵적인 관례가 있다. 칠상팔하 원칙을 적용하면 시 주석을 제외한 나머지 6인 중 리잔수 상무위원장과 한정 부총리가 물러나야 한다. 67세인 리커창 총리도 “올해가 마지막”이라고 밝혔으나 총리직을 내려놓고 상무위원에는 잔류 할수도 있다.

일각에서는 시 주석 측근 인사 3~4명이 상무위원에 진입할 것이란 추측이 나온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공산당 지도자들과 가까운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리창 상하이시 당 서기, 리시 광둥성 당 서기, 딩쉐샹 당 중앙판공청 주임 등을 거론했다. SCMP는 상무위원 중 최대 4명이, 중앙위원회 위원은 절반 가까이 교체될 수 있다면서 리창·리시·딩쉐샹과 함께 천민얼 충칭시 당 서기가 상무위원에 입성할 유력 후보라고 점쳤다.

중국의 서열 2위인 신임 총리직에는 시 주석의 비서장(비서실장) 출신인 ‘심복’ 리창 당서기가 유력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공산주의청년단(공청단) 세력인 후춘화 부총리, 왕양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 주석도 하마평에 오르고 리시·딩쉐샹·천민얼도 거론된다.

중국 공산당은 피라미드 권력 구도다. 약 1억명의 당원 중 핵심 권력층은 시 주석이 포함된 7인 중앙정치국 상무위원, 그리고 이들이 속한 25인 정치국원이다. 이번 당대회에서 선출되는 정치국원 25명과 가운데 최고지도자 그룹인 상무위원 7명은 폐막일 다음날인 23일 열리는 20기 중앙위원회 1차 전체회의(1중전회)에서 선임된다. 당대회에서 내정된 명단을 중앙위원회가 추인하는 셈이다.

◇시진핑 장기집권 반대 중국내 ‘몰래시위’

시 주석은 뜻대로 3연임을 할 것으로 보이나 ‘내우외환’에 빠진 상황이다. 내부적으론 중국인들의 반발 목소리가 커지고 있고, 외부적으론 미국의 압박이 강해지고 있다.

중국 베이징 도심인 쓰퉁차오(四通橋·Sitongqiao)에서 벌어진 이례적인 시진핑 국가주석 반대 시위가 당국의 눈을 피해 확산하고 있다. 19일 블룸버그통신은 중국 민주화 지지 인스타그램 계정인 ‘보이스CN’(VoiceCN)을 인용해 베이징뿐 아니라 선전·상하이·광저우·홍콩 등 중국 내 7개 이상의 대도시에서 ‘몰래 시위’가 이뤄지고 있다고 전했다.

당대회를 앞둔 지난 13일 베이징 하이뎬구의 쓰둥차오에는 시 주석을 비판하는 내용의 현수막이 걸렸다. 중국 당국은 시위와 관련해 검열을 강화하고 아무일도 없던 것처럼 대응하고 있지만 일부 중국인들 사이에서는 반(反)시진핑 기류가 퍼져나가고 있는 것이다.

중국 내에서 벌어지는 ‘몰래 시위’는 주로 감시 카메라가 설치되지 않은 화장실 등에서 발생한다. 베이징 중국영화기록관 아트시네마 남자 화장실에서는 지난 15일 검은색 페인트로 쓴 ‘반(反)독재 반핵산’이라는 낙서가 발견됐다. 핵산은 코로나19 검사를 의미한다. 시안의 한 자전거 대여소에는 “시진핑, 아버지는 네가 정류장에 도착했으면 하차하라고 말한다”고 적힌 글이 발견됐다. 시 주석의 아버지는 시중쉰 전 부총리다.

호주 멜버른대학교에서 발견된 전해지는 시진핑 반대시위 사진. 사진=트위터, BBC
중국 뿐 아니라 세계 곳곳에서도 중국인들이 시 주석의 장기집권을 반대하는 시위를 펼치고 있다. 영국 BBC 방송에 따르면 미국, 영국, 호주 등 각 대학가를 주변에 중국인 유학생들로 추정되는 이들이 사진에 위치를 표시해 SNS에 올리고 있다.

미국도 노골적으로 중국을 견제하고 있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은 17일(현지시간) 한 대담에서 대만 문제에 대해 “최근 중국의 태도가 바뀌었다”면서 “중국은 이전보다 빠른 시간표를 갖고 통일을 추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왕원빈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8일 브리핑에서 “진정으로 대만해협의 평화를 수호하려면 어떠한 독립 분열 행위도 명확하게 반대하고 제지해야 한다”고 반박했다.

베이징 한 화장실에서 관계자들이 낙서 상황을 확인하고 있다. 사진=트위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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