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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디스플레이, QD 필름 개발 이노큐디 투자…LCD 역량 강화

김예린 기자I 2022.09.14 19:04:57

이노큐디 시리즈B에 SI 투자, QD 필름 개발 협력
원익투자·에스제이파트너스·마그나인베도 FI 참여
QD 소재 개발사 이노큐디, 2024년 IPO 나선다

[이데일리 김예린 기자] LG디스플레이(034220)가 퀀텀닷(QD) 필름 소재 개발사 이노큐디에 전략적 투자(SI)를 단행했다. 이노큐디 투자를 계기로 현재 글로벌 선두인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분야에서 나아가 QD 기반 중소형 LCD 디스플레이 시장에 진출한다는 전략으로, 파트너사를 이노큐디를 택하면서 배경과 시너지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이노큐디 로고. 사진=이노큐디 누리집 갈무리
13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이노큐디는 75억원 규모 시리즈B 라운드 펀딩 막바지 단계에 이르렀다. 60억원은 이미 조달한 상태로, LG디스플레이가 LG테크놀로지스벤처스를 통해 30억원, 기투자자 마그나인베스트먼트와 원익투자파트너스, 에스제이투자파트너스가 30억원을 투자했다. 15억원 추가 펀딩을 진행 중으로 총 75억원에 클로징할 예정이다.

앞서 이노큐디는 2017년 마그나인베에서 15억원, 2020년 마그니엔베와 원익투자파트너스, 에스제이투자파트너스, 우리은행으로부터 총 40억원을 투자받았다. 이로써 누적 투자금은 총 130억원이다.

투자금은 QD 소재 양산화에 필요한 생산케파 확보에 투입한다. 이미 공장을 매입하고 설비 발주에 들어간 상태로, 10월 말까지 양산 준비를 마치고 내년부터 LGD와 본격 협업에 나서 자사 QD 소재를 활용한 고농도 박막 필름 제작에 박차를 가할 전망이다.

◇ LGD, OLED 이어 QD 디스플레이도 휘어잡을까

사진=LG디스플레이 누리집
TV 시장은 과거 어떤 패널을 쓰느냐에 따라 크게 액정표시장치(LCD)와 OLED로 구분됐다. 당시 삼성전자가 주도했던 LCD TV는 명암비와 색재현성 등이 떨어진다는 점에서 장기적으로 사라질 거란 전망이 많았다. 반면 OLED TV는 스스로 빛을 내는 유기 소자를 채용해 LCD TV의 한계를 극복해내면서 소비자들로부터 각광받았고, LGD가 OLED 시장을 선점하며 글로벌 리더가 됐다.

이때 삼성디스플레이는 LCD TV는 미래가 없다는 업계 전망을 깨고, LCD 패널에 QD 필름을 더해 만든 QLED TV를 선보였다. QD는 별도 장치 없이 크기와 전압에 따라 다양한 빛을 내는 나노미터(nm) 수준 크기의 초미세 반도체 입자다. QD에 파장이 센 파란색 빛을 비추면 같은 물질이더라도 입자 크기에 따라 파랑, 초록, 빨강 등 다른 색을 표현한다.

특히 QD는 순도가 높아 더 정확하고 선명하게 색을 표현해내며 빛을 넓게 분산시키는 광학적 특성이 있어 어느 방향에서 봐도 선명한 화질을 제공한다. 덕분에 QLED TV는 기존 LCD(액정표시장치)는 물론 OLED와 견줘도 색재현성 등이 뛰어난데, 가격은 OLED보다 저렴해 시장에서 각광받았고 수년전부터 삼성디스플레이가 QLED 시장을 선두하고 있다.

LGD 역시 OLED에 힘주는 기존 전략을 고수하면서도 QD 디스플레이 시장에 뛰어들고자 협력사를 찾던 중 이노큐디의 QD 소재 개발 기술력을 인정하면서 SI 투자에 나선 것. LGD는 이노큐디의 QD 캡슐 소재를 토대로 노트북과 TV 등에 활용할 QD 필름 제작에 협력할 계획이다.

◇ 스타트업 이노큐디, LGD ‘러브콜’ 받은 비결은

이노큐디가 개발해내는 QD 필름. 사진=이노큐디 누리집 갈무리
이노큐디가 LGD의 협력사로 선택된 비결은 기술력에 있다. QD 필름 사용 여부에 따라 색감이 달라지기에, 어느 TV 제조사마다 QD 필름을 쓰려는 니즈는 상당하지만, 제조사가 원하는 화질과 색재현성 등을 어느 시각에서든 균일하게 유지할 수 있도록 QD 소재를 만들어내는 업체는 드물어 파트너사를 찾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러나 이노큐디는 이를 해낼 수 있는 다양한 기술과 특허를 보유했다는 것.

이번 투자에 참여한 조정운 원익투자파트너스 상무는 “QD는 입자의 크기에 따라 다른 색을 내기에 아주 작은 것부터 굵은 것까지 잘 배합해 섞어야 한다. QD 소재를 활용한 패널 생산 시, 쓰인 QD가 매 제품마다 동일 농도를 유지한 채 균일하게 분산되지 못하면, 제조사가 봤을 때 매일 화질이 달라지고 한 화면 내에서도 어느 부분은 진하거나 흐리게 보일 수 있다”고 전했다. 이어 “이노큐디는 QD 소재를 제조사가 정한 스펙대로 균일하게 품질을 맞추면서도 수명이 긴 필름을 만들어낼 수 있다”고 전했다.

이게 가능한 이유는 이노큐디는 소재 공급사 나노시스로부터 QD를 사들인 뒤, 캡슐을 씌워 소재를 생산하기 때문이다. 공기와 수분에 취약한 QD의 취약점을 극복하고자 보호막을 생성하는 것. 아울러 QD 소재를 레진과 섞을 때 QD가 어느 한 곳에 뭉치지 않고 균일하게 분산할 수 있도록 최적화된 레진을 자체 개발해, 어느 각도에서 TV를 봐도 같은 화질을 제공해내는 것이 장점이다.

레진과 섞을 때 QD 캡슐을 고농도로 집적하면서도 캡슐의 보호막 기능이 손상되지 않도록 레진을 개발하는 것도 주요 기술이다. TV 패널을 얇게 만드는 핵심 요소란 점에서다. 단위 면적당 얼마나 많은 양의 QD가 분포해있느냐에 따라 특성이 달라지는데, QD 농도가 낮으면 화질을 더 높이기 위해 레진을 두껍게 발라야 한다. 이노큐디는 고농도를 유지할 수 있는 레진을 개발했기에 얇게 펴 바를 수 있고, 덕분에 전자기기 화면의 제품 얇기를 줄일 수 있다는 얘기다.

조 상무는 “QD의 한계는 수분과 산소에 노출되면 풍부한 색재현성을 표현해내는 특성을 잃어(열화) 색감이 떨어질 수 있다는 것인데, 이노큐디는 열화를 방지하는 캡슐 생성 기술을 갖고 있다”며 “경쟁사들은 캡슐을 씌우는 기술이 없어 열화를 막기 위해 상하면에 두꺼운 차단막(베리어필름)을 쓰지만, 이노큐디는 굉장히 얇은 차단막을 쓸 수 있는 이유다. 가급적이면 얇은 패널을 공급받고자 하는 디바이스 제조사들의 니즈를 충족시킬 수 있다”고 전했다.

이어 “QD 소재를 캡슐화하고, 이 캡슐화된 입자들이 균일하게 잘 펴서 발라지게 하는 특성을 가진 레진을 개발하는 것 역시 상당한 기술인데, 이노큐디는 해당 기술 모두 보유한 국내 유일 업체”라며 “고농도에 분산성이 뛰어나고 열화현상도 막을 수 있는 최적화된 레진을 만들어내 얇고 색재현성이 높으며 수명이 긴 필름을 만들어낸다. LCD TV의 상품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획기적 기술 보유 업체”라고 했다.

이노큐디는 오는 2024년 코스닥 시장 상장에 나선다. 올 4월 키움증권을 주관사로 선정했고, 이르면 올 하반기 예비기술평가를 진행한다. LGD를 비롯해 일본 유명 대기업인 소니와 파나소닉, LGD 등 여러 대기업 고객군을 확보해 내년 매출 증대가 기대되는 만큼, 일반 상장을 추진하는 방안도 고려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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