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찍고 라디오 틀고"...'회춘' 노리는 홈쇼핑업계

박성의 기자I 2017.11.09 15:52:28

주부만 겨냥하던 '판매위주 콘텐츠' 탈피
CJ오쇼핑 '웹드라마', GS샵 '심야라이브' 등
재미와 이색상품 앞세운 모바일 생방송 선봬

[이데일리 박성의 기자] 홈쇼핑업계가 ‘회춘’을 시도하고 있다. 과거 리모콘을 쥔 주부들의 전용 쇼핑 채널이던 홈쇼핑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이용한 생방송과 다양한 이색상품을 앞세워 2030세대 젊은 소비자층을 공략하고 나섰다. 이커머스(전자상거래)와 복합쇼핑몰 등 온·오프라인 채널과의 경쟁이 격화한 가운데, 젊은 콘텐츠를 앞세워 소비층을 넓히겠다는 전략이다.

홈쇼핑업체 중 가장 적극적인 기업은 CJ오쇼핑이다. CJ오쇼핑은 젊은 고객을 유입하기 위해 지난 5월 중순부터 유명 온라인 콘텐츠 제작사인 ‘그리드잇’, ‘72초’와 손잡고 새로운 개념의 미디어커머스 콘텐츠를 제작해 CJ몰 및 T커머스 채널과 각 제작사의 페이스북 페이지에서 방영하고 있다.

현재 운영중인 프로그램으로는 개그우먼 장도연의 먹방(먹는 방송) 라이브 쇼 ‘오늘 또 뭐먹지’, 개그맨 김기리와 인기 유튜버 국가비가 출연하는 리얼리티 예능 ‘2017_SNS_라이프’가 있다. 웹드라마도 활발히 선뵈고 있다. 최근 종영한 ‘신감독의 슬기로운 사생활’에 이어 ‘오구실’을 방영 중이며 올리브영 상품을 소개하는 ‘올리브영TV’도 최근 방송을 시작했다.

CJ오쇼핑 웹드라마 신감독의 슬기로운 사생활 (사진=CJ오쇼핑)
CJ몰에서는 모바일 전용 생방송 ‘겟꿀쇼’를 진행 중이다. 생방송이 진행되는 동안 시청자들은 라이브 채팅창으로 궁금한 사항을 질문하거나 방송에 대한 의견을 전달할 수 있다. 방송 진행자는 실시간으로 올라오는 시청자들의 질문과 반응을 방송에 즉각적으로 반영한다. 1인 방송 플랫폼인 ‘아프리카TV’처럼 시청자와 방송인의 실시간 소통이 가능해진 셈이다.

GS샵은 ‘아날로그 감성’을 앞세워 젊은 층을 공략하고 있다. GS샵은 지난 달 24일부터 매주 화요일 밤 11시 GS샵 앱을 통해 모바일 생방송 ‘심야라이브’를 진행 중이다. 생방송으로 실시간 쇼핑호스트, 고객들 간의 쌍방 소통이 가능하다. 상품 소개 뿐 아니라 고객의 신청곡도 받고 사연을 전하는 등 심야 라디오처럼 진행하는 게 특징이다. 실적도 좋다. 지난 달 24일 첫 방송에서는 ‘퍼세이퍼세이 퍼코트 올스타 세트’를 판매, 1억2000만원의 주문을 달성했으며 두 번째 방송에서는 손정완 디자이너의 ‘SJ와니 캐시미어코트+폭스 머플러’로 1억원의 실적을 올렸다. GS샵 관계자는 “방송을 잘 보지 않는 고객들도 모바일 앱에서 TV홈쇼핑 상품은 구매한다는 점, 자기 전에 누워서 휴대폰으로 여기저기 검색으로 하며 하루를 마무리하는 소비자들이 많다는 점 등에 착안해 기획했다”고 설명했다.

현대홈쇼핑 페이스북에 게시된 ‘홍대홈쇼핑’ 콘텐츠 (사진=현대홈쇼핑 페이스북)
현대홈쇼핑은 페이스북 생방송 ‘홍대홈쇼핑’을 통해 2030 젊은 층과의 거리감을 좁히고 있다. 홍대홈쇼핑은 고객 참여형 게릴라 방송으로, TV예능 프로그램에서 인기가 높은 개그우먼 박나래, 장도연씨 등이 홍대 거리에 나가 상품을 직접 소개한다. 방송을 보고 상품 구매를 원하는 고객은 현대H몰에서 구매 예약을 할 수 있다.

홈쇼핑업계 한 관계자는 “홈쇼핑이 TV채널에만 머물러서는 모바일 기기에 익숙한 젊은 소비자들을 이끌어올 수 없다”며 “상품만 파는 것이 아닌 ‘재미’를 팔 수 있어야 경쟁이 격화한 유통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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