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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국회는 오직 국민의 국회"…이만섭 前 국회의장 영결식

장영은 기자I 2015.12.18 15:21:57

오전 10시부터 국회에서 엄수…추운 날씨에도 추모행렬 이어져
정의화 의장 침통한 표정…운구차 행렬까지 지키며 각별한 모습

[이데일리 장영은 기자] 고(故) 이만섭 전 국회의장의 영결식이 18일 오전 10시부터 1시간 동안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국회장으로 거행됐다.

영하의 기온에 칼바람이 매서운 날씨였지만 이 전 의장의 마지막을 지키기 위한 행렬이 이어졌다. 의원회관 대회의실은 500여명의 사람으로 가득찼다. 자리를 잡지 못해 서서 행사를 지켜보는 이들도 많았다. 의원회관 로비에도 영결식을 중계해 많은 조문객들이 이를 지켜보며 고인의 명복을 빌었다.

장의위원장인 정의화 국회의장을 비롯해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 심상정 정의당 대표 등 여야 의원과 김수한·박관용·김원기·임채정·김형오·박희태 전 국회의장 등도 행사 시작 5분 전까지 모두 들어와 착석을 마쳤다.

이날 오전 9시30분 이 전 의장의 빈소가 마련됐던 신촌세브란스 병원을 출발한 영구차는 오전 10시 국회의원회관 대회의실에 도착했다. 영정이 입장하자 국기에 대한 경례와 고인에 대한 묵념에 이어 집행위원장인 박형준 국회사무총장이 고인의 약력을 보고했다.

박 사무총장은 “날치기 사회를 거부하고, 사회권 이양마저 거부함으로써 국회날치기 관행을 거부한 국회의장으로 자리매김했다”면서 “2002년에는 국회의장의 당적보유 금지, 국회의원의 자유투표제를 명문화하는 국회법개정안을 통과시켜 3권 분립을 확고히 하는 역사적 계기를 마련했다”고 회고했다.

정의화 국회의장이 18일 이만섭 전 국회의장 영결식에서 헌화및 분향을 하고 있다.
이어 정의화 국회의장의 영결사를 시작으로 신경식 대한민국헌정회 회장과 정갑영 연세대학교 총장이 조사를 낭독했다.

참석자들은 시종일관 진지한 분위기에서 고인의 생전 업적과 언행을 귀 기울여 듣는 모습이었다. 영결사와 조사를 낭독하는 쪽이나 듣는 쪽 모두 때때로 눈시울이 붉어지는 모습을 보였다.

정 의장은 “‘국회는 여당의 국회도, 야당의 국회도 아닌 국민의 국회다’, ‘국회의원은 계파나 당이 아니라 나라와 국민부터 생각하라’시던 의장님의 호통치는 소리가 우리 귀에 들리는 듯하다”며 안타까운 마음을 표했다.

정갑영 총장은 “의장님은 한 생애 대한민국의 정치 발전을 위해 헌신하셨고, 시행착오가 유난히 많았던 성장기 한국 정치에서 의장님의 소신은 늘 높이쳐든 횃불이었다”고 평가했다.

추모의 말이 끝나자 이 전 의장의 생전 종교였던 천주교 의식이 진행됐고, 생전 모습을 담은 영상이 상영됐다. 이후 직계유족과 장의위원장, 전직 국회의장단의 헌화와 분향이 이어졌으며 추모공연과 조총발사를 마지막으로 행사는 끝났다.

영결사에서도 고인에 대한 애틋한 정(情)을 내비치던 정 의장은 행사가 모두 끝난 후에도 영정이 다시 의원회관을 나가는 행렬을 지키고, 영구차에 가만히 손을 얹고 추모의 뜻을 표하기도 했다. 정 의장은 영구차 행렬이 국회를 나갈 때까지 자리를 지키며 이 전 의장이 마지막으로 국회를 떠나는 길을 배웅했다.

고인의 유해는 국립 대전현충원(국가·사회공헌자 묘역)에 안장될 예정이다.

한편, 이 전 의장은 지난 14일 호흡부전으로 별세(향년 83세)했다. 유족으로는 부인 한윤복 씨와 장남 승욱, 딸 승희·승인 씨 등 1남2녀가 있다.

동아일보 정치부 기자 출신의 이 전 의장은 1963년 제6대 총선에서 최연소(31세) 국회의원으로 국회에 등원해 7·10·11·12·14·15·16대 의원을 지냈고, 14대와 16대 국회에서 두 차례 국회의장을 역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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