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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디지털교과서 시범 도입…"인공지능 학습과 연계"

신하영 기자I 2023.01.05 17:03:04

유보통합·초등전일제 본격 추진[교육부 새해 업무보고]
초중고 100~200곳 선정해 디지털교과서 시범 도입
학습 데이터 토대로 학생 개개인 맞춤형 학습 지원
자사고·외고·국제고 존치 여부 올해 상반기 중 확정

[이데일리 신하영 기자] 내년부터 초·중·고교에 디지털교과서가 시범 도입된다. 인공지능(AI) 기술과 이를 연계, 학생 개인별 맞춤형 학습이 가능하도록 하기 위해서다.

교육부는 5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이러한 내용의 ‘2023년 주요 업무 추진계획’을 대통령에게 보고했다.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은 “디지털 기반으로 교육을 혁신하겠다”고 밝혔다.

대한민국 미래교육박람회에서 한 학생이 디지털 교과서 체험을 하고 있다.(사진=뉴시스)
AI 기술로 학생 맞춤형 학습 지원

디지털 교과서는 인공지능 기반 학습을 위해 도입된다. 단순히 서책형 교과서를 디지털화하는 데 그치지 않고 축적된 학습 데이터를 바탕으로 학생 개개별 맞춤형 학습을 지원하는 데 방점이 맞춰져 있다.

교육부가 2021년 초등 1·2학년 수학 교육을 위해 도입한 학습관리 프로그램 ‘똑똑! 수학탐험대’를 예로 들 수 있다. 이는 AI를 통해 개별 학생의 학습 수준을 진단한 뒤 학습 콘텐츠 등을 추천하는 프로그램으로 교육부가 학교 교육과정에 AI 기술을 도입한 첫 사례다.

교육부는 당장 내년부터 전국 초중고 100~200개교를 시범 학교로 지정, 디지털 교과서를 도입할 계획이다. 디지털 교과서가 적용되는 교과는 국어·수학·영어 등 공통과목과 소프트웨어 역량강화를 위한 정보교육이며 향후 타 교과로도 확대할 예정이다. 교육부는 AI와 연계된 디지털 교과서를 도입하면 학생 개인별 맞춤형 학습 지원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예컨대 단원별 문제 풀이를 통해 AI가 해당 학생의 수준을 판단하고 보충·심화학습을 권할 수 있어서다.

이주호 부총리는 “AI 기반의 디지털교과서를 도입해 학습 데이터를 바탕으로 개별 학생에게 최적화된 학습을 지원하겠다”며 “이를 실행하기 위해 올해 1월까지 디지털 기반 교육혁신 방안을 수립하고 2025년부터 디지털 교과서를 학교 현장에 단계적으로 도입하겠다”고 했다.

자사고·외고 존치 여부 상반기 확정

자율형사립고(자사고)·외국어고(외고)·국제고 등의 존치 여부로 관심을 쏠렸던 고교체제개편방안은 오는 ‘2월 발표’에서 ‘상반기 발표’로 미뤄졌다. 올해 상반기 중 일반고 육성방안을 담은 통합 대책(고교교육력 제고방안)을 내놓겠다는 얘기다. 이는 2025년 고교학점제 전면 시행을 앞두고 교육부가 검토 중인 절대평가 전환과 맞물려 부작용이 우려되는 탓으로 풀이된다. 교육 전문가들은 고교 내신 평가가 상대평가에서 절대평가로 전환될 경우 자사고·외고가 입시에서 일반고보다 상당히 유리할 것으로 보고 있다. 자사고·외고 쏠림으로 일반고 황폐화가 심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오승걸 교육부 책임교육정책실장은 “자사고·외고·국제고 존치를 전제로 고교체제개편안을 마련하려고 했지만 일각에서 특목고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있어 일반고 육성 방안을 담은 고교 교육력 제고방안을 올해 상반기 중 발표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유보통합과 초등전일제 학교(늘봄학교)는 예정대로 추진된다. 유보통합은 현재 교육부가 맡고 있는 유아교육(유치원)과 보건복지부 관할인 보육(어린이집) 업무를 통합하는 것이다. 현재 유치원은 교육부와 시도교육청이 관할하는 ‘학교’로, 어린이집은 보건복지부와 지방자치단체가 관할하는 ‘사회복지기관’으로 분류돼 있다. 유보통합은 미취학 아동이 유치원에 다니든 어린이집에 다니든 균일한 유아교육이 가능토록 하자는 취지로 1995년 김영삼 정부 때부터 추진됐지만 27년간 매듭짓지 못했다.

이주호 부총리는 “1월 중 교육부에 유보통합추진단을 설치, 교육부·복지부 양 기관의 관리체계를 교육 중심으로 일원화하는 방안을 상반기에 발표하고 유치원·어린이집 간 격차를 완화하기 위한 방안도 현장 의견 수렴을 통해 하반기까지 마련하겠다”고 했다.

초등학교 교육·돌봄 체계(자료: 교육부)
유보통합·초등전일제 올해부터 본격 추진

초등돌봄교실을 저녁 8시까지 연장하고 방과후 교육을 강화하는 늘봄학교도 올해부터 추진한다. 돌봄교실은 맞벌이·저소득층 가정의 초등학생 자녀를 학교에서 돌봐주는 제도로 2004년부터 시작됐지만, 통상 오후 5시까지 운영돼 맞벌이 부부들은 돌봄공백을 토로해왔다. 윤석열 정부는 이런 돌봄 수요를 반영, 초등돌봄교실을 저녁 8시까지 연장 운영하는 것을 골자로 늘봄학교를 추진하고 있다.

방과 후 프로그램도 인공지능·소프트웨어 교육이나 예체능·교과보충 등이 가능하도록 교육의 질을 제고할 방침이다. 또 맞벌이 부부 등을 배려한 아침·저녁돌봄, 틈새·일시돌봄 등 돌봄 유형을 다양화하겠다는 구상도 내놨다. 이 부총리는 “올해는 4개 내외 교육청을 선정, 이를 중심으로 늘봄학교를 시범 운영하고 2025년부터 이를 전국적으로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저소득층 학생에게 지원하는 교육급여는 전년 대비 평균 23.3% 인상된다. 교육급여는 국민기초생활보장제에 따라 전국 단위로 입학금·수업료·학용품비·부교재비 등을 지급하는 사업이다. 기준 중위소득 50% 이하 계층이 지원 대상이다. 올해 기준 학교 급별 교육급여는 △초등학생 41만5000원 △중학생 58만9000원 △고등학생 65만4000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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