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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AW 한 달째 교섭 공회전…포드 “파업 끝내자…경제 손실 커”

이소현 기자I 2023.10.17 17:03:36

빌 포드 회장 "격렬한 협상 끝내려면 힘 모아야"
"파업 길어지면 '非노조' 도요타·테슬라에 유리"
한 달째 파업에 "약 10조 손실…공급업체 위험"

[이데일리 이소현 기자] 전미자동차노조(UAW)가 미국의 주요 자동차 제조업체 3곳에서 동시에 돌입한 파업이 한 달이 넘어가는 가운데 포드가 파업이 계속되면 지역 사회는 물론 미국 경제까지 큰 타격을 줄 것이라며 중단을 촉구하고 나섰다.

빌 포드 포드자동차 회장이 미국 미시간주 디어본에 있는 루즈공장에서 전미자동차노조(UAW) 측에 파업 중단을 촉구하고 있다.(사진=로이터)


16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빌 포드 포드 회장은 100년 전 창업주 헨리 포드가 미시간주 디어본에 세운 루즈공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위대한 UAW 동료에게 호소한다”며 “이 격렬한 협상을 끝내기 위해 함께 힘을 모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포드 회장은 “공장을 폐쇄하면 당장 수만명의 미국인이 피해를 입는다”며 “파업이 계속되면 미국 경제에 큰 영향을 미치고 지역 사회를 황폐화 시킬 것”이라고 우려했다. UAW 노조원들의 파업 영향으로 포드에서는 2480명의 근로자가 무급휴가 중이다.

그는 그러면서 파업이 오래갈수록 비노조 경쟁사들에 더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포드 회장은 “토요타, 혼다, 테슬라 등은 파업이 길어질수록 자신들에게 유리하다는 것을 알기에 이 파업을 좋아하고 있다”며 “그들은 이길 것이고 우리는 모두 잃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숀 페인 UAW 위원장은 성명을 통해 노조가 파업으로 포드 루지공장도 폐쇄할 수 있다고 강경한 반응을 보였다. 그는 “포드가 미국을 대표하는 자동차 회사가 되고 싶다면 그에 걸맞은 임금과 복리후생을 지급하면 된다”고 말했다.

UAW와 빅3 자동차 업체 간 교섭은 한 달째 공회전을 이어가고 있다. UAW는 4년간의 노사 임금협약 계약이 만료된 지난달 15일부터 파업에 돌입했으며, 포드와 제너럴모터스(GM), 스텔란티스에서 일하는 3만43000명 이상의 노조원이 파업 중이다.

빅3 업체 중 포드가 교섭 타결에 가장 적극적인 편이다. 포드는 4년간 임금을 23%까지 인상하는 안을 제안했으며, 이는 생활비 조정 등을 고려하면 사실상 30%의 인상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UAW 측은 임금 인상 폭 추가 확대, 2단계 임금 체계 폐지, 배터리 자회사 공장으로의 노조 확대 등을 요구하고 있다.

UAW는 교섭에서 협상력을 높이기 위해 지난 11일 포드의 최대 수익을 내는 켄터키공장에서 기습 파업을 결정했다. 포드의 켄터키 공장은 픽업트럭 F-시리즈와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익스페디션과 링컨 네비게이터와 등을 생산한다. 가장 수익성이 높은 곳으로 글로벌 자동차 매출의 6분의 1인 연간 250억달러(약 33조5000억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이 공장에 있는 노조원은 8700명에 달한다.

전문가들은 UAW가 포드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여 나머지 GM과 스텔란티스와 협상에서도 우위를 차지하려는 전략이라고 분석했다. 할리 샤이켄 버클리대학 노동학 교수는 “UAW가 포드를 표적으로 삼아 압력을 가하는 것은 포드가 가장 좋은 제안을 하고 있고 노조가 업체를 협상테이블로 끌어들여 GM과 스텔란티스에도 압력을 가할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UAW 파업이 장기화하면서 미국 내 자동차업계 손실 규모도 커지고 있다. 앤더스 이코노믹그룹은 UAW 파업으로 인해 지난 12일까지 총 77억달러(약 10조4000억원) 규모의 손실을 입었다고 추산했다. 이들은 성명에서 “많은 공급업체가 위험 영역에 진입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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