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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이번주 2분기 '어닝시즌' 개막…"인플레發 성장 둔화 전망"

고준혁 기자I 2022.07.11 16:16:40

S&P500 순이익 전년比 4.3%↑ 예상…2020년 4분기 후 최저
에너지 업종은 ''서프라이즈'' 기대…"제외시 순익 마이너스"
"원자재값 상승·인력난·수요 위축·强달러 등 경영환경 악화"
"현재 전망치도 낙관적…현실 아닌 희망사항" 지적도

[이데일리 고준혁 기자] 미국 기업들이 올해 2분기 어닝시즌에 기대만큼의 성적표를 내놓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가 확산하고 있다. 살인적인 인플레이션이 미 경제를 짓누르고 있는 만큼, 상당수 기업들에서 성장세 둔화가 나타날 것이란 전망이다.

(사진=AFP)


10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이번 주 JP모건, 블랙록, 펩시, 델타항공 등이 첫 테이프를 끊으면서 올 2분기 미 기업들의 실적 발표가 본격 시작된다. 미국이 41년 만에 최악의 인플레이션을 겪고 있는 만큼, 대다수 기업이 비용증가 등으로 기대 이하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데이터 업체인 팩트셋에 따르면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기업들의 올 2분기 순이익은 전년 동기대비 4.3% 증가할 것으로 추산됐다. 이는 2020년 4분기 이후 가장 낮은 증가율이다.

WSJ는 “원자재 비용 상승과 노동력 부족, 공급망 차질 등 기업들은 어려운 환경에 처해 있다”며 “휘발유와 식료품 가격까지 치솟으면서 소비자들이 지갑을 닫고 있는데다, 수출 기업의 경우 달러화 강세로 가격 경쟁력을 잃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미 몇몇 기업은 실적 둔화를 예고했다. 마이크로소프트와 타깃은 지난달 인플레이션에 따른 소비 패턴 변화와 달러화 강세가 2분기 실적에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나이키도 최근 공급망 차질 등으로 매출 증가율이 낮아질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원자재 비용 증가에 따른 부담을 제품 판매 가격에 반영한 경우, 즉 ‘가격결정력’을 갖춘 있는 기업들은 양호한 실적을 내놓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자문사 트루이스트의 케이스 러너 수석 분석가는 “이번 어닝시즌은 어떤 기업에 가격결정력이 있는지 판가름하는 시간이 될 것”이라며 “기업 간 차별화가 극명히 드러날 것”이라고 말했다.

업종 기준으로는 에너지 기업들이 가격결정력을 갖춘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원유 가격 상승에 맞춰 휘발유 등 각종 석유화학 제품 가격을 인상해왔기 때문이다.

WSJ는 “S&P500에서 에너지 업종군에 속한 기업들의 순이익은 전년 동기대비 3배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며 “에너지 업종을 제외하면 S&P500 전체 기업들의 순이익은 오히려 감소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팩트셋이 집계한 2분기 실적 전망이 낙관적이라고 지적한다. 자산운용사 피듀셔리 트러스트의 한스 올슨 최고투자책임자(CIO)는 “팩트셋이 집계한 S&P500 기업들의 2분기 순이익 마진율은 12.4%로 지난 5년 평균보다 높다”며 “현실보다는 희망에 가까운 숫자”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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